인공강우 실패해도 괜찮아..文대통령이 말한 이유

[the300][춘추관]文 인사·경제행보에 '실패와 축적' 메시지

【김포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24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이철규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이 기상항공기에 탑재된 인공강우 물질 요오드화은 살포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1.24.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공으로 비를 뿌리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까. 25일 서해상에 기발한 실험이 진행됐다. 인공강우 실험이 흥미로운 건 결과가 아니라 실험 자체가 갖는 의미 때문이다.

인공강우는 국내에서 낯설다. "중국에선 한다던데" 정도로 대화하는 소재였다. 이걸 '엄근진'(엄숙 근엄 진지)하게 테이블에 올린 건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특단의 미세먼지 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인공강우, 고압분사, 물청소, 공기필터 정화 또는 집진기 설치 등 새로운 방안들도 연구개발해서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두 가지. 우선 상상력이다. 검증된 방법만 내세울 게 아니라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 강조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정부"라고 했다.

더 중요한 건 실패의 축적이다. 인공강우 실험 한 번에 실패로 예단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시도 자체가 의미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인사가 주목 받았다. 문 대통령은 비상근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신설하고 이정동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를 위촉했다. 이 교수는 동료 교수들과 공저인 '축적의 시간'(2015)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단독저서인 '축적의 길'(2017)을 내는 등 일반에도 알려졌다.
【대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임철호(오른쪽) 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독자개발한 한국형 75톤급 액체엔진 설명을 듣고 있다. 이 엔진 4기가 오는 2021년 본발사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ll에 탑재될 예정이다. 2019.01.24.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대한민국은 갈수록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산업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중국 등 추격자들은 맹렬한 속도다. 이 교수의 '축적' 프로젝트는 우리의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초고층 건축물의 경우 주어진 설계도대로 건축하는 실행력은 대한민국 기업이 세계적 수준이지만 그 바탕이 되는 설계도는 해외 유수의 업체가 만드는 식이다. 개념설계 역량의 차이다.

미국 독일 등 기술과 제조업 선진국은 100년 안팎 축적된 경험과 실패의 기록을 갖고 있다. 무조건 성공만 한 게 아니라 무수히 실패했다. 그 경험이 기술과 산업의 '초격차'를 낳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축적에 눈을 돌리자는 제안이다. 혁신성장 방안에 목마른 문 대통령은 이 대목에 매료된 걸로 보인다. 

경제정책, 안보정책이야 한 번이라도 실패해선 곤란하다. 많은 국민이 직접 재산과 생명에 피해를 입는다. 과학기술과 R&D(연구개발) 분야는 다르지 않을까.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갈 길은 멀지만 "당당하게 실패하라"는 제안은 신선하다.

아래는 문 대통령과 관계자들의 주요 발언.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최태원 SK 회장의 의견을 듣고 있다. 2019.01.15.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1월15일 기업인과의 대화 
▷최태원 SK 회장=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 기본 전제는 실패에 대한 용납이다. 혁신을 할 때 무조건 실패한다. 그리고 잘 안 된다. (중략) 기본적인 철학적인 배경이 '실패를 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문 대통령= 최 회장님께서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된다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통해서 축적이 이루어져야 혁신이 가능하다. 실패해도 성실한 노력 끝에 그 결과로 실패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를 하나의 성과로 인정해 주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과기부에서 각별히 관심 가져 주기 바란다.

#1월24일 대전
▶문 대통령= 성실한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의 경험까지 축적해 나가겠다. 정부는 통제하고 관리하는 대신, 응원하고 지원하겠다. (대전시청 행사)

너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가가 출연한 연구소의 연구과제 성공률이 무려 99.5%다. 이 수치가 자랑스럽지 않다.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성공할 수 있는 과제만 도전한다는 뜻이다. 실패조차도 다음의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실패를 거듭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방문) 
【대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방문해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9.01.24.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공강우 실험 어떻게= 우선 미세먼지 농도와 기상을 기록한다. 기상항공기가 이륙, 1시간 동안 구름에 강수 유발 물질인 '요오드화은' 24발을 뿌린다. 이로 인해 실제 비가 내렸는지 확인한다. 또 선박의 미세먼지 관측망, 지상의 도시대기측정망 등으로 비가 내리기 전후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측정,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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