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똑똑한 사람 바보로 만드는 곳"…한 초선의원의 고백

[the300][300티타임]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권력구조 분산해야 미래로 갈수있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동훈 기자


"국회는 똑똑한 사람을 데려다 놓고, 바보로 만드는 곳입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난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초선의원으로 보낸 지난 2년8개월의 소회를 묻자 쓴 소리부터 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명백한 잘못에도 여당은 무조건 정부를 보호하려고 이상한 논리를 끌어오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고 했다. 이어 "반면 야당은 청와대가 잘하고 있는 것도 굳이 반대하고 욕한다. 이게 정상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런 문제의 원인을 현행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 중심제'에서 찾았다. 그는 "집권을 하느냐 마느냐를 건 '올오어낫띵'(All or Nothing) 게임이다 보니 여당은 청와대의 시녀가 되는 것이고 야당은 반대를 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중심제에서 여야 협치를 외치는 것이 아이러니"라며 "마치 위에는 한복을 입고 아래는 양복을 입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이 의원은 "권력구조를 분산형으로 바꿔야 협치가 가능하다"며 "그래야 미래로 나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1995년 15대 국회에서부터 보좌진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정치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2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면서 국정 운영과 당청 소통 등을 두루 경험했다.

이후 청와대를 나와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다 20대 총선에서 속초·고성·양양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다. 현재는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을 맡아 각종 현안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당 내 의원모임 가운데 최대규모인 초선모임 간사로서 당지도부와 초선의원들 사이의 가교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회의원이 된 지 2년8개월이 지났다. 소회를 듣고싶다.

▶국회 들어온 지 거의 3년이 돼 간다.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뭐가 문제인지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만큼은 바꾸고 싶은 정치적 목표가 생겼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너무나 잡고 있다. 중앙 집권적인 정치 구조가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방 자치도 활성화가 안되고 있다.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지방분권 뿐이 아니다. 개발도상국은 국민소득이 낮다.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이 국가 운영을 주도하는게 맞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가 그랬고 현재 동남아 국가들 일부가 그렇게 하고 있다. 개도국일 때는 개울물이 흐르는 수준이기 때문에 소수가 포크레인을 끌고 물꼬를 터야하지만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되면 제가 보기에는 거의 강물이다. 국민들의 의식수준, 교육수준, 정치의식이 다 높다. 거대한 강물이 된 것이다. 그 강물 앞에서 물길 내겠다고 포크레인이 앞장서면 물살에 휩쓸려 죽는다. 전직 대통령들의 비극이 다 여기서 출발한다. 노 전 대통령도 그렇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모두 감옥에 가있지 않나. 포크레인으로 물꼬를 터주는 역할이 아니라 이제는 제방을 쌓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다.

-제방을 쌓는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현재 국민소득 5만달러 넘는 나라 중 대통령중심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그런데 권력분산형이다. 미국은 강력한 주정부가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다르다. 우리나라 규모의 주정부 수십개가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사형제 등 사법제도도 다르다. 경기부양정책 등을 연방정부가 주정부에 강요할 수 없다. 미국은 지방분권으로 권력분산을 이뤄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에 근접한 게 노무현정권 때다. 그 후로 15년이 넘게 흘렀다. 그러나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에 발목이 잡혀있다. 기업들은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만 바라보고 있다. 정치와 상관없이 경기 흐름에 따라 투자와 생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대선 때는 투자를 안 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가 어느 분야에 관심 있는지를 보고 투자하기 시작한다. 이런 게 되풀이 되면 안된다.

-처음에 말한 정치적 목표란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헌법개정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된 다음에는 다 바보가 된다. 똑똑한 사람을 뽑았는데 왜 바보가 되냐. 대통령 중심제 때문이다. 권력구조가 '올오어낫띵'이다보니 죽기 살기로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거고 여당은 청와대 시녀가 된다. 명백히 청와대가 잘못하더라도 여당은 그것을 보호하려고 이상한 논리를 끌어오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야당은 청와대가 잘하고 있는 것도 굳이 그걸 반대하고 비판한다. 야당이 청와대 잘 했다고 칭찬하면 여당이 또 집권할 것 아니냐. 집권만이 목표이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행위를 하는 거다. 이게 정상은 아니다.

-의원내각제를 지향하나
▶대통령중심제에서 협치를 외치는 것이 아이러니다. 위에는 한복을 입고 아래는 양복입은 격이다. 제도는 그렇지 않은데 협치하라고 한다.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는 의원내각제가 돼야 한다. 권력분산형이돼야 협치가 가능하다. 그래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동훈 기자

-원내부대표 맡고 있다. 당내 권력구조는 어떤가.
▶원내부대표는 전부 초선의원이다. 심부름시키기 좋은 사람들 임명하는 거다. 과거 동물국회에서 기인한 제도가 여전히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에는 제왕적 당대표가 있었고 원내에는 원내총무와 원내부총무가 있었다. 원내총무의 가장 큰 역할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거였다. 야당 원내총무는 그 법안 통과를 막는게 일이었다. 그럼 몸싸움으로 막았다. 그 몸싸움 할 사람들이 원내부총무들이었다. 젊은 초선의원들에게 원내부총무자리를 주고 사실상 원내총무의 행동대 역할을 맡겼다. 그게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선진화법 시행으로 몸싸움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원내부대표를 행동대로 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원내대표와 원내부대표들이 정책과 법안에 대해 숙의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재선, 3선의원도 원내부대표가 돼 당대표, 원내대표와 소통하고 함께 숙의하는 형태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초선의원모임은 당내 이러한 문화를 바꾸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초선 의원 모임은 정치 결사체로 보기는 어렵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선의원의 모임은 당내 주요 사안들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느 당이든 의원총회를 열더라도 결론은 지도부가 내린다. 형식적인 소통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초선의원들이 모여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그 의견을 간사인 제가 지도부에 전달한다. 의견이 갈리면 갈리는 대로 전하기도 하고 때로는 표결에 부쳐서 결론을 모으기도 한다.

-원내대변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말해달라.
▶원내대변인은 국회 내에서 발생한 당의 공식 발표나 입장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전달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당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도 국민여러분과 소통하며 국민분들이 느끼시는 고충과 의견을 잘 경청하여 이를 당 정책과 입장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약력]
강원 속초 출생(1967년)
속초고
고려대 불문과
제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뢀본부 기획실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실 행정관
새누리당 수석대변인
정치평론가
제20대 국회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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