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손혜원' 계속 나온다..이해충돌방지 법안이 없다

[the300]이해충돌방지법안 無, 여야 막론 관심없어…"적용 어려워, 함께 풀 숙제"


(목포=뉴스1) 한산 기자 = 시민들이 2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대의동의 창성장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창성장은 손혜원 의원의 조카와 지인 등이 2017년 사들인 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인 곳이다.


선의인가 악의인가, 알았는가 몰랐는가, 차명인가 증여인가, 정당한 업무인가 부당한 압력인가, 숱한 의혹만 꼬리를 물뿐 아직 답은 없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이다. TF(태스크포스)까지 꾸리고 지도부가 목포까지 내려가 맹공을 퍼붓는 야당이나, 너도나도 손 의원 사수대를 자처하는 여권이나 손에 잡히는 진실을 내놓지는 못한다. 


다만 논점이 ‘투기 의혹’에서 ‘이해 상충’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공직자의 이해 상충 방지 법안 관련 명확한 게 없는 게 현주소다.  

이 때문에 공직자의 이해 상충 방지 법안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아직 우리나라에는 명확한 해당 법이 없고 앞으로 만들어지기도 쉽지 않다.

현재 공직자의 이해 상충 규제는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2 '이해충돌 방지 의무'에 규정된 게 사실상 전부다. '공직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어서는 아니되며,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사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이 2011년 신설됐다. 


구체적으론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제도가 있다. 1급(차관보급) 이상 등의 공직자와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보유 주식을 수탁기관에 맡겨 60일 이내(연장 가능)에 처분토록 하는 규정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이해가 맞물리는 분야에 업무를 못하도록 차단하는 장치는 없다. 2016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을 만들 때 부정청탁 금지와 함께 또 다른 한 축으로 이해 상충 방지가 논의됐지만 현실성을 문제 삼은 김기식 전 의원 등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다.

업무 수행에서 아예 이해 충돌을 막도록 법제화하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안철수 전 의원(바른미래당)이 2016년 8월,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이 지난해 4월 각각 이해 충돌 방지를 담은 청탁금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지난해 4월 발의했다.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 관련된 의원은 법원, 검찰 등을 관할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법안은 잠자고 있다. 청탁금지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 계속 계류 중이고 국회 운영위를 거쳐야 하는 '채이배 안'도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그동안 이해 충돌 방지와 관련한 법안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장 국회의원 자신이 영향을 받는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근 손혜원, 서영교 의원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또 다시 이해 충돌 방지 관련 법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추가 발의가 나올 수도 있다.

채 의원은 "국가권익위원회가 이해 충돌 방지를 담은 개정안을 내겠다고 했는데 진행이 안되고 있다"며 "법안 마련을 위해 권익위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해 충돌'을 법으로 규정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게 국회 안팎의 시각이다. 논란 끝에 시행된 청탁금지법이 시행 3년째지만 여전히 '직무연관성'에 대한 정의가 모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해관계를 어디까지 볼지, 충돌한다는 판단을 어떻게 내릴지, 하나하나의 해석과 적용 범위가 너무 넓어 혼란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고위 관료는 "금융 업무를 하거나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공무원의 경우, 가족들의 사유재산권의 행사, 투자 행위까지 일일이 고려해서 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따져야 한다"며 "공직자가 어떤 업무도 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 충돌 방지 법제화는 난제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행동 강령을 어디까지 법으로 규제해야 하는 지와도 맞닿는다. 어렵지만 피하기는 어렵다. 제2, 제3의 손혜원 논란이 사회적 낭비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거쳐야 할 진통이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