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다양한 전문가 채용"…'퇴직·재임용'으로 꼼수

[the300][로비스트로 전락한 국회파견 공무원]③'개방직' 공모 채용 국회 임기제 전문위원…'전문성' 노렸지만 '유착' 지적도

편집자주  |  3권분립.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기 위한 민주 정치 원리다. 하지만 3권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제도가 있다. 법원·검찰과 정부 부처에서 파견 형태로 국회에 공무원을 보내고 있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 머니투데이 더(the) 300이 국회 파견 공무원의 역사와 현실, 제도 개선 방안을 짚어봤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 중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파견 법관에게 재판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법부의 국회 파견 관행이 유착 의혹을 낳고 있다. 

입법 과정에 실제 법안 적용 효과를 판단할 전문가의 능력을 빌리는 것이 초기 목적이었지만 결국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서 상근하는 사법부 출신 직원의 수는 6명이다. 이중 각 사법 기관에 적을 두고 ‘파견’을 나온 ‘자문관’은 △서울중앙지법 소속 판사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 등 2명이다. 여기에 법제처 소속 공무원도 파견나와 있고 헌법재판소 소속 ‘헌법 연구관’도 있다. 국회사무처 직원과 ‘1대 1 교환’ 근무하는 형식이다. 각 사법기관에 국회 직원들도 1명씩 파견돼 있다.

다른 두 명은 국회사무처에 적을 둔 국회 직원이다. ‘개방직’ 공모 채용을 통해 사법부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의 2년 임기제 전문위원으로 뽑힌 이들이다. 

한 명은 법원 출신, 한 명은 검찰 출신으로 아예 기존 소속 기관에 사직서를 내고 국회 직원으로 임용된 형태다. 평 판·검사들인 자문관들과 달리 이들은 부장 판·검사급들이 국회 직원으로 근무하며 입법 과정에 사법부와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다만 최근 서 의원 의혹으로 이들이 소통 창구가 아닌 청탁 창구로 이용돼 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추가 공소장을 통해 드러난 내용에 따르면 서 의원 의혹에서 문제가 된 사법부 출신은 법원 파견 자문관이지만 이보다 더 직급이 높은 국회 ‘개방직’ 전문위원들에게도 의혹의 눈길이 쏠린다. 

국회가 사법 기관 직원의 파견을 받고 이들을 채용한 이유는 입법 과정에서 실제 적용시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서였다. 입법 영향이나 각 정부 부처 입장을 입법에 반영하기 위해 현장을 잘 아는 정부부처 국장 출신을 별정직인 각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으로 데려오던 관행이 원형이다.

이 관행은 2002년을 전후로 각 상임위별로 없어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삼권분립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가 행정부를 감시·감독을 하는 역할을 하는데 입법 검토를 총괄하는 수석전문위원을 행정부에서 데려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각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은 입법고시 출신의 국회 직원들 중 임명돼 왔다.

그럼에도 법사위의 경우 수석전문위원은 아니지만 일반 전문위원을 사법부 출신 인사로 임용하는 관행이 남아있다. “필요에 의해서”라고 설명한다. ‘법안 제출권’이 있는 정부(행정부)와 달리 사법부, 특히 법원은 직접 법안을 제출할 수 없다. 재판 제도 개선 등 사법 관련 필요한 법안은 의원 입법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서 의원의 재판 청탁 당시에도 대법원은 상고법원 입법에 힘을 쏟고 있었다.

법관 출신 전문위원 제도가 뒤늦게 생긴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법사위 개방형 공모 임기제 전문위원은 2009년부터 모집됐다.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첫 법관 출신 법사위 전문위원이었다. 임기 종료 후 법원으로의 복귀를 약속 받고 국회에 갔다 돌아오는 사실상 ‘파견’이나 다름 없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형식상 ‘개방형’ 공모 채용이긴 하지만 법조 경력 등을 요구하는 만큼 사실상 내정자가 있는 상태로 법관 출신을 뽑아 왔던 것”이라며 “이제는 임기제 전문위원에 대해 제대로 된 개방형 공모 채용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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