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깊은 한일 ‘레이더갈등’…잠잠한 美 중재 나설까

[the300]미국 건너간 日방위상, 한미일 연대 중요성 거듭 강조

최태범 기자 | 입력 : 2019.01.17 12:00

【서울=뉴시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및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를 갖고 대북정책 공조, 지역 안보협력, 3국 안보협력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른쪽부터 정경두 국방부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대신. 2018.10.19.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레이더 갈등’으로 불화가 깊어지고 있는 한일관계를 우려해 양국의 최대 우방인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에게 한일 레이더 갈등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미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섀너핸 장관 대행과 만나 레이더 문제로 인해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한미일 3국에 의한 억지력이 대북 대응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또 레이더 갈등이 "한미일 안전보장 연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간 레이더 갈등이 불거진 이후 미일 국방당국이 직접 회담을 갖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셰너핸 대행은 중도사임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대신해 지난 1일 국방장관 대행으로 지명됐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번 회담에서 레이더 갈등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와야 방위상은 지난 8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다양한 형태로 미국의 협력을 받을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한미일 동맹구도 유지를 위해 한일 양자간 갈등을 조정해온 사례가 많았다. 2013년 1월 중일 레이더 갈등 때 중재자로 나서 봉합을 주도했고,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나 2016년 11월 군사정보보호 협정 체결 때도 미국의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한일 레이더 갈등에서도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재에 신중한 미국, 한일 ‘국제여론전’ 장기화될 듯

다만 미국은 이번 레이더 사안에 대해선 일본의 중재 요청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했던 오바마정부 때와 달리 트럼프정부는 한일 양국의 문제에 개입을 꺼리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섣부른 개입이 한미-한미일-미일 공조에 균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일간 갈등의 골이 쉽게 메워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레이더 갈등을 빌미로 우리 군의 기밀정보를 요구하는 억지로 일관하고 있는 데다 한일 양자간 협상보다 미국의 중재를 통한 해법과 국제사회의 여론전에 치중하고 있어서다.

일본 방위성은 16일 주일 한국대사관의 무관을 불러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협의에 대해 한국 측이 잘못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정부는 국제사회에 호소해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동영상 클릭이 올라가고 그에 대한 의견도 올라가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한국의 입장과 일본의 허구성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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