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에 못 써먹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the300]시행시기 진지한 고민 없어 '정책공백'…25일 환노위 현안보고 '뒷북대응'


최악의 미세먼지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저감조치는 제대로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세먼지특별법(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시행시기를 6개월 후로 잡은 탓이다. 해마다 미세먼지가 반복되고 점차 악화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안이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통과된 미세먼지특별법은 그동안 수도권 공공기관에서만 시행된 비상저감조치에 대해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민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 지역도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할수 있다. 

이 경우 민간도 차량운행이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행정·공공기관만 차량 2부제와 사업장 조업 단축이 이뤄졌고, 민간 부문 참여는 자율에 맡겼다.

차량 2부제나 5부제,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가동시간 변경 등 구체적인 시행내용은 각 지자체가 관련조례에 따라 결정한다. 위반시 과태료도 10만원 이하 수준에서 시도지사가 정한다. 학교를 휴업하고 직장은 탄력적 근무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는 성능인증 실시, 지자체장이 미세먼지 집중관리 구역 지정 및 지원 등의 내용도 담았다.

그러나 법 시행일을 공포 후 6개월 이후로 설정함에 따라 비상조치에 '공백'이 생겼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과거 봄철에만 기승을 부리던 황사와 다르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을 제외한 봄·가을·겨울 모든 계절에 기승을 부린 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상조치'라는 말이 무색하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 시행시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있다. 지난해 5월 24일 법안을 심사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속기록을 살펴보면 안병옥 당시 환경부 차관이 "이 법은 적용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6개월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시작하자"는 의견을 낸다. 안 차관은 "다만 실무적으로 집중관리구역 지정철차는 6개월도 빠듯한 일정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그 조항만 1년으로 하자"고 제안한다.

이에 환경노동소위에서는 간이측정기 인증 관련 부분과 집중관리 구역을 지정 관련 내용만 1년 후 시행하고 법 전반적인 내용은 6개월 후 시행으로 시행시기를 잡았다. 최초 법안을 발의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에는 '1년 후 시행'으로 담겨있다.

그러나 환노위 소속 위원들도 전문위원들도 시행이 시급한 법안에 '왜 6개월의 유예기간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정부도, 국회도 안이하게 접근한 것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급한 법안에 대해서는 개정 후 3개월 또는 즉시공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회의 안이한 인식은 법안 발의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20대 국회 출범 이후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발의된 법안은 단 2건 뿐이다. 지난해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추가적으로 발의된 법안은 단 한건도 없다. 국회 환노위 관계자는 "정부도 아직 원인을 정확히 모르니 대안도 내놓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국회는 최근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자 뒤늦게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국회는 25일 환노위 전체회의를 열고 환경부, 기상청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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