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자존심' 일깨운 나경원 리더십 한 달

[the300]알을 깨고 아프락사스로 날아가는 나경원의 변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방황하던 보수가 결집한다. 당장이라도 터질것 같던 계파 갈등은 신기하게도 수면아래로 내려갔고, 당 지지율은 24%를 회복하며 오름세다.

나 원내대표는 강력한 대여공세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취임 첫 '데드크로스(Dead cross, 지지율 역전현상)' 을 안겼다. '서울대 82학번 동기' 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도 성공했다. 지난해 12월11일 보수정당 최초의 여성 대표 탄생이라는 타이틀은 나 원대내표가 앞으로 써나갈 '최초' 신화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원내대표 취임 첫 날 "독하게 싸우겠다"던 각오는 매일 이어진 행보에서 증명했다. 특유의 부드러움은 여전했지만 말의 날은 뾰족했다.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 파업 집회 참석해 "문재인 정권이 서민을 위한 정권이 맞는지 묻고 싶다"는 공세로 환호를 받았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폭로는 나 원내대표의 마이크와 만나 국회 운영위까지 일파만파가 됐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대통령 탄핵감인지 아닌지 답하라"며 칼끝을 곧바로 청와대로 겨눴다. KBS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이 김정은 위인맞이 단장 인터뷰를 여과없이 내보낸 점도 지적하며 당내 '오늘밤 김제동' 출연 금지령을 내리고, KBS 수신료 자동징수 반대 운동까지 나섰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강성 행보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참패 후 10% 초반까지 무너졌던 한국당 지지율은 나 원내대표 취임 직후인 12월4주, 25.6%까지 올랐다. 이 시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평가(한국갤럽)는 긍정평가45%, 부정평가는 46%로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0개월만이다.

2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을 침착하게 다독인것도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다. 그는 원내대표 출마시점부터 "이제라도 네 탓이 아닌 내 탓을 해야 하며, 친박과 비박은 금기어로 만들어야 한다"고 계파갈등의 종식을 선언했다. 

그는 "친박, 비박이 서로를 구분지어 상대방에게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스스로에게는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해당 행위이자 자해행위에 불과하다"며 모든 계파를 보수의 자산이자 통합의 대상으로 품겠다는 뜻을 밝혔다.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현역의원 다수를 포함한 인적쇄신 리스트를 발표했을 때 나 원대내표는 "인적 쇄신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지금 시기가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의원 임기가 남아 있는데 인적 쇄신이 지나치면 대여 투쟁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입장으로 비대위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첫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통합 지도체제를 위한 의지도 남다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까지 5번의 의총을 소집했다. 의총은 원내지도부 구성, 전당대회 준비, 본회의 대응전략뿐만 아니라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한 대정부 공세, 특검요구 및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도 논의됐다.

나 원내대표의 변화는 내년 4월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다시금 자존심을 세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번진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친정'인 한국당으로 넘어오면서 바른미래당 탈당 도미노까지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전신인 바른정당 시절 이혜훈 대표가 '우수인재영입 1호'로 뽑은 박종진 앵커를 비롯해 바른미래당 창당 후 인재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 남연심·안흥수 전 청주시의원도 줄줄이 탈당했다. 이밖에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 당원 약 20명도 한국당 당협위원장에 입당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한국당 전당대회 후 보수통합론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 원내대표는 "계파 종식 이후 보수대통합을 이룰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도부체제가 완성되면 본격적인 보수통합과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보수 진영의 재편 움직임이 구체화하면서 당대당 통합 가능성도 조심스레 관측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새로운 보수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알을 깨고 '아프락사스'로 날아가는 나 원내대표는 2022년 대선에서 유력한 '보수의 얼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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