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임세원교수' 사망에도…실태파악 못하고 대책도 없는 복지부

[the300]박능후 "실태파악 후 장기적·체계적 대책 내놓겠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9.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건복지부는 의료진 폭행에 대해 실태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뾰족한 대응책도 내놓지 못했다. 고(故) 임세원 교수 사고를 계기로 국회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현안보고가 이뤄졌지만 복지부는 "실태조사 후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9일 '강북삼성병원의사 사망 사건'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황파악도 못하고 있는 복지부에 대한 질타와 함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2018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자료를 인용해 조사에 응답한 의료인 2만7304명 가운데 2294명(11.9%)가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현실을 지적했다. 폭행 가해자는 환자가 71%였고, 보호자가 18.4%였다. 그러나 복지부는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했다. 

중중 정신질환자의 정신보건기관 등록관리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증 정신질환자의 정신보건기관 등록관리율 현황'자료를 인용, 2016년 기준 보건당국이 추정한 지역사회 중증 정신질환자 43만4015명 가운데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롯한 정신보건기관에 등록된 중증 정신질환자는 8만2776명(19%)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10명 중 8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정신질환은 조기진단과 꾸준한 치료를 병행하면 위험성이 낮은 질병이기에 편견이나 불필요한 공포심 조장보다는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며 "복지부는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 정보조차 받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건복지서비스 연계를 강화하는 등 개선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현재 실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1차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하겠다.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신질환자의 범죄발생이 높지 않지만 강도가 높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단체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실효적인 대책이 나오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병원에 오지 않는 환자에 대한 대책이 없었으며 고민하고 있다. 이웃에서도 신고하기 힘들다"며 "병원 코드를 역추적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으며 강제 외래진료 실효성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 관련해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2019.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조현병, 양극성장애 등은 위험하지만 제때 적절히 치료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일반된 견해"라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경찰이 출동해도 정보가 별로 없거나 고위험 정신질환자로 의심되어도 판단 정보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경찰, 의료기관, 정신건강복지센터 간의 정보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필요성은 일정부분 인정되지만 현실적 작동까지는 상당한 장애가 예상된다"며 "개인의 신상정보를 3개 기관이 동시 공유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퇴원 환자 중 자해나 타해 등 위해성을 가진 환자의 경우, 담당 의료기관에서 지역사회에 보낼 경우 정보공유는 가능할 수 있는 법적 제한을 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호의무자가 정신질환자의 입원을 요청할 때에 의한 입원여부를 사법기관이 판단하는 '사법입원제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장관은 "(사법입원제도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겠다"면서도 "결국 사법기관이 하려는 것이기에 사법부와 논의해야 한다. 연구용역을 실시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고 임세원 교수의 사망사고를 정신질환자의 살인사건으로 낙인찍지 말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북삼성병원 원장은 "고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을 한두 가지로 설명하긴 어렵다. 이번 사건으로 정신과 환자를 낙인찍고 싶지 않다"며 "진료현장 폭력 사태는 모든 병원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권준수 이사장은 "학회 차원에서 현재 진료 상담 중이나 정신과 거의 모든 의사들이 폭행과 폭력을 경험했다. 환자가 의사를 침대로 눕히고 폭행을 하거나 물을 뿌리는 일은 다반사"라면서 "하지만 정신과 의사들은 이를 질환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법령상 정신병동 간호사 1명 당 환자 13명을 담당하고 있다. 선진국은 간호사 1명 당 6명이고 일본은 1명 당 4명이다. 치료 후 퇴원해도 지역사회센터에 등록할 법적 규정도 없다"며 "한두 개 법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종합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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