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일체" 강조한 與지도부, 물밑에선 치열한 수싸움

[the300]청와대 비서실 개편, '친문결집·청와대정부' 키워드 속 총선 향방 주목

정진우 기자 | 입력 : 2019.01.08 16:08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에 노영민 주중국대사를 내정하는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에는 강기정 전 국회의원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에는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차기 청와대 비서실장,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으로 각각 유력 검토되는 노영민 주중대사, 강기정 전 의원, 윤도한 MBC 논설위원. (뉴스1DB) 2019.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단행한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관련해 여당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번 인사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물밑에선 내년 총선과 관련해 셈법 계산이 한창이다.

민주당에선 이번 인사를 △친문(친 문재인) 결집 △청와대정부 등 크게 두가지 포인트에서 보고 있다. 우선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이 친문 성향의 정치인이기 때문에 친문 의원들의 결집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민주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내 계파 갈등을 최대한 피했다. 친문·비문 등을 의식적으로 구분 않고 선거에 임해 대승을 거뒀다. 친문 의원들도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집권3년차를 맞아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생 등 경제 문제 탓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나설 때”란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결국 원만한 당청 관계를 토대로 국정을 챙기려고 할텐데, 친문 의원들의 역할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친문 성향의 전직 의원들을 청와대 최일선에 세웠다는 건 앞으로 당내 친문 의원들과 협업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친문결집을 토대로 하락세인 지지율을 다시 끌어 올리는 게 주요 목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청와대정부의 그립이 더욱 세질 것으로 본다. 노영민·강기정 두 콤비의 그립력 때문이다. 의원시절부터 두 사람은 추진력과 돌파력이 남달랐단 평가를 받았다. 최대 권력기관인 청와대에 몸담은 이상 이들이 보여줄 정책·정무적 판단은 1기 청와대 비서실보다 속도감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청와대 기강해이를 최우선으로 잡으면서, 정부 각 부처 군기잡기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김태우 전 비서관 사건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등과 같이 정권 말기에나 나올법한 일들이 벌써 발생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시스템 재정비에 나설 공산이 크다.

민주당 한 보좌관은 “노 실장과 강 수석 모두 그립이 센 스타일이다”며 “문재인정부가 청와대정부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앞으로 청와대 장악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문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우려한다. 당정청 일체감을 중요시한 당 지도부와 확연한 온도차다. 당청 관계를 비롯한 당내 역학관계 선상에서 자신들이 주목받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무엇도다 1년여 남은 총선 영향이 크다. 청와대와 나름 대등한 위치에서 당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있다고 하지만, 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와 교감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거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당내 기류가 ‘당을 2015년처럼 만들지 말자’인 덕분에, 당내 여러 갈등 요소들도 금방 봉합되고 있는데 우리 당 분위기다”면서도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엔 친문 등 이른바 이너서클이 아닌 영역에서 분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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