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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새해 첫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마친뒤 자리를 옮기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야권이 7일 특별검찰(특검)을 추진하자고 여당을 압박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대정부 폭로가 이어지자 대여 압박 수위를 한 층 더 높인 것이다.
특검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올해 첫 정례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특검법안을 같이 발의하자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김 전 특감반원의 폭로를 청와대와 정부의 민간인 사찰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부터 새해 첫날 자정까지 해를 넘겨 진행된 운영위원회 청와대 현안보고로도 의혹 해소가 부족하다는 점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미 한국당은 법적 절차에 따른 조사를 시도 중이다. 검찰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고발한 데 따른 고발인 조사(8일)에도 응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조사 외에도 특검을 통한 집중 조사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의견이 관철되면 문재인 정부 들어 두번째 특검이 열리게 된다.
청와대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는 있지만 여론은 심상찮다. 이날 오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청와대 특감반 의혹 관련 국정조사·특검 도입에 대한 조사에서 찬성이 45.7%로 반대 41.6%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내에서 좀 더 우세한 양상을 나타냈다.(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 지난 4일 전국 성인 7105명울 접촉해 503명이 최종 응답, 응답률 7.1%. 자세한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가장 최근 도입됐던 드루킹 특검에 대해선 정작 특검 도입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던 중 도입이 불필요하다던 여론이 높았다. 같은 조사 기관에서 지난해 4월20일 CBS 의뢰로 성인 남녀 500명(응답률 5.2%, 9701명 접촉)을 조사했을 때에는 '검찰 수사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52.4%로 '특검 도입' 의견(38.1%)을 크게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2014년 만들어진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일명 '상설특검법')에 특검 수사 대상을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는 만큼 특검이 도입되는 과정은 대체로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검 도입 자체에 대한 찬반 여론을 차치해도 사실 특검은 야권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여 공세 카드다. 진위 여부를 떠나 특검 도입과 수사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수단이 된다.
이 때문에 역대 대부분의 특검들은 야당의 특검법 발의 또는 특검 도입 주장으로 시작됐다. 삼성 출신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정도가 예외 사례다.
실제로 야권으로서는 특검을 통해 정치적 효과를 내기도 한다. 2016년 12월 도입된 최순실 특검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여권이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의 집중 공세로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기도 했다. 이 일로 특검 도입을 주도한 당시의 '제1야당'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해 여당이 되기도 했다.
2003년 2월 당시 야당인 한국당의 전신 한나라당도 대북송금 특검법을 국회에서 여당을 빼고 처리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이 일로 한나라당은 출범 초기의 노무현 정부를 압박했을 뿐 아니라 전임인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시도한 햇볕정책을 중단시키는 목적 달성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특검의 무게를 견디기는 쉽지 않다. 예리하지만 다루기 어려운 보검처럼 잘못 쓴 특검 카드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일례로 드루킹 특검은 김성태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시작됐지만 오히려 특검의 칼날이 향한 김경수 경남지사(당시 민주당 의원)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만 다져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특검 무용론'도 적잖았다. 2012년 디도스 특검과 내곡동 특검, 2008년 BBK 특검 등에 대해서도 대체로 기소자들에 대해 혐의 없음 등의 결과가 떨어졌다.
한국당이 청와대를 향해 겨눈 칼이 당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장담하기 어럽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난 운영위를 통해 의혹이 해소됐다고 평가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더 센 의혹을 제기해 특검 도입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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