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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신속처리대상 안건(패스트트랙) 상정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유치원3법이 결국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의결됐다. 여야가 회계 처리 등 쟁점 사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공조로 처리됐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사적재산권·처벌 유예 규정의 기간 축소 등을 두고 법안 최종 통과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전망은 어둡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7일 저녁 8시 전체회의를 열고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의결했다. 교육위 재적의원 14명 중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 9명의 찬성으로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유치원3법 중재안이 가결된 것이다.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이날 유치원3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가결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함께하지 못해 위원장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 아이들을 올바르고 정의로운 유치원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육위 간사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는) 6개월 동안 상임위에서 허송세월하다가 법제사법위원회로 가라는 게 아니다"라며 "6개월을 한 달로 보름으로 최대한 압축적인 상임위 논의를 거쳐서 이 법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박용진 의원은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유치원법 논의는 한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패스트트랙 의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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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신속처리대상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한표·곽상도·김현아·전희경 등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유치원3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상정하자 이에 반발하며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집단 퇴장했다.

김한표 교육위 간사는 퇴장 전에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합의정신에도 어긋나고 정말 생각하기 끔찍한 이런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렇게 처리하는 것은 (안된다.) 진정으로 아이들 위해서 정말 더 고민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후 교육위는 정회한 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최종으로 의견을 조율한 끝에 저녁 회의에서 유치원3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의결했다. 교육위 간사 임 의원은 "합의처리가 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더이상 실망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상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유치원3법 처리를 위한 오전 10시 전체회의가 예정돼있었으나 회의가 오후 1시로, 오후 4시로 계속 연기됐다. 여야는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유치원법을 비롯한 쟁점 현안을 두고 막판까지 조율에 나섰다. 여야는 비상설특별위원회 및 대법관 임명동의안, 민생법안 등을 처리하는데 합의했으나 유치원3법 합의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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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신속처리대상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해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유치원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넘어갔으나 최종 법안 통과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패스트트랙 처리가 되면 유치원 3법은 최장 330일 이후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된다. 상임위에서 180일, 법사위에서 90일 심사 기간에 이어 본회의에서 부의 기간 60일 등 처리까지 합친 기간이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논의에 속도를 내서 기간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발하는 한국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더해 유치원3법 중재안에 담긴 '비리 유치원 처벌 1년 유예' 규정도 문제로 제기됐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퇴장하기 직전 "이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가면 도리어 유치원 교육의 정상화를 지연시킬 뿐"이라며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는 취지는 유치원법 시행을 늦추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장 330일인 패스트트랙에 처벌 유예 규정을 더하면 본격적인 법 시행까지 2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유치원3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의결하기 전까지 중재안에 부칙으로 담긴 처벌 1년 유예 규정을 더 짧게 바꾸려고 논의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형사처벌) 1년 유예조건은 법안이 처음 만들어질 때 만들어진 내용인데 이게 패스트트랙으로 올라가면 최장 330일이 걸린다"며 "1년 유예조건은 패스트트랙만큼 (시간이 걸리는) 내용이라서 이 내용이 없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당 지도부 합의 사항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하자 애초에 상정한 중재안을 원래대로 패스트트랙 처리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유치원3법 처리를 위해 계속 논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 교육위에 주어진 180일 동안 사유재산권 등 우려하는 부분을 더욱 심도있게 깊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비리 이슈를 처음 제기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저녁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330일은 길고 (처벌) 유예기간 1년도 길다. 본회의에 (이 법안이) 처리될 때도 부칙조항 1년 유예 기간을 삭제하기 위해 여야 간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