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12월 국회…올 마지막 본회의에 묵은 법안 80개만(종합)

[the300]법사위, 아동수당법·'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 처리…'쟁점' 유치원3법·산업안전보건법 처리 먹구름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직장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한다. /사진=뉴스1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위해 열린 12월 임시국회가 목적 달성에 실패할 전망이다. 유치원 3법과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할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의 향방이 묘연하다. 대신 정기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아동수당법 등과 2소위에 묵혀 있던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계류 법안 80건은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 오르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계류 법안 80건을 본회의로 회부했다. 12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할 본회의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처리에 합의한 아동수당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내용은 내년 1월부터 경제적 수준에 관계 없이 모든 6세 미만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주고 같은 해 9월부터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7세 미만의 아동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법사위는 만 65세 이상인 사람 중 소득인정액이 하위 20% 이내에 해당하는 사람의 내년 기준연금액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이 역시 여야가 지난 2월28일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인상을 합의하며 부대의견으로 달아둔 합의에 기초했다. 당시 부대의견은 2021년부터 기준연금액을 30만원으로 올리는 것이었지만 지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저소득층 소득 감소가 나타나며 기준연금액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밖에 공급 원가가 변동됐을 때 수탁기업의 뜻을 반영해 납품 대금 조정을 할 수 있게 해 수탁기업의 불이익을 줄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과 영·유아·아동용 화장품에 대해 제조판매업자가 제품별로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의무적으로 작성·공개하고 보관하도록 한 화장품법 개정안 등도 본회의에 오른다.

이날 통과 법안 중에는 '법안의 무덤'이라 불리는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를 빠져나온 해묵은 법안들이 15건 포함됐다. 특히 2016년 6월부터 논의돼 왔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금지가 이날 통과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 대안을 통해 9부 능선을 넘었다.

해당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는 조항을 세분화했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그 정의다.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이 생기면 누구든지 이를 고용주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한 사용자는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피해자 또는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보호 조치도 의무화됐다. 피해 조사 중은 물론 피해 사실이 확인된 후 사용자가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조치를 반드시 취하도록 했다. 단 피해자가 원치 않는 조치나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은 금지했다.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사용자가 피해자 의견을 반영해 가해자를 지체 없이 징계하고 가해자의 근무 장소를 변경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10명 이상을 상시 고용하는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 취업규칙에도 직장 내 괴롭힘 예방조치와 발생시 조치 등을 명시해 신고하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보상 근거 규정도 생긴다. 법사위가 함께 의결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추가했다.

지난해 5월 발의돼 1년 넘게 계류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2소위를 탈출해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사업주가 남녀 근로자 현황뿐 아니라 남녀 근로자의 임금 격차도 정부에 보고해 정부가 남녀 임금 차별 문제를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대상인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사업장은 직종과 직급뿐 아니라 성별에 따른 고용 형태, 임금 현황 등을 보고해야 한다. 본래 취지를 인정받아 원안대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운용 전문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오른다. 이 법안은 법이 정하는 국민연금공단의 업무 범위에 '국민연금기금 운용 전문 인력 양성'을 추가해 공단이 자체적으로 운용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교육을 위탁할 수 있게 했다.

다만 12월 국회 최대 쟁점 법안인 유치원 3법과 산안법은 이날 각 상임위별로 여야 합의를 마무리짓지 못해 법사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본회의 전 한 번 더 법사위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개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편 이날 유치원 3법의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는 당초 합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오전 9시까지 결론을 못냈다가 오후 중 논의를 재개했다. 산안법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도 계속 정부안을 기준으로 항목별 여야 합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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