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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승래 소위원장의 주재로 '유치원 3법' 등의 안건 논의를 위한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사립유치원 비리를 바로잡을 ‘유치원 3법’마저 밀실로 향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은 6인 협의체를 구성해 해당 법을 논의 중이다. 여야 3당은 협상 ‘데드라인’을 27일로 연장했다.
이 법을 논의·심사하는 것은 원래 국회 교육위원회의 일이다. 하지만 교육위 소속 여야 의원 15명 대신 3당 정책위의장과 교육위 소속 간사 등 6명이 협의체를 구성했다. 당 지도부가 개입해 어떻게든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다.
여야는 법안 처리를 위한 최종 ‘카드’라고 설명하지만 정치적 결단으로 포장된 밀실 협의에 불과하다. 국회의원 스스로 입법권을 포기한 것이란 자조도 나온다. 실제 여야 지도부 등 일부 의원들만 참여하는 소수 협의체 구성은 국회의 관행이 됐다. 앞서 아동수당 수혜대상 확대, 인터넷은행법 등도 소수 의원들 간 ‘카드교환’으로 결정됐다.
협의체는 아무래도 상임위보다 전문성이 부족하다. 다른 쟁점법안들과 패키지로 묶여 ‘딜(거래)’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법안의 본질보다 당리당략이 협상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방향으로 법안을 다듬는 게 담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야는 20대 국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상임위별 소위원회를 상설화하자고 했다. 많게는 20여명에 달하는 상임위를 세부적으로 토론이 가능한 단위로 쪼개 결론을 낼 수 있는 논의를 하자는 명분이었다. 하지만 소위에서도 여야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마다 결국 지도부 간 협상으로 귀결된다”며 “대안을 만들어 제시해야하는 상임위가 사실상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지도부 소수 간 야합은 쟁점 법안 심사 뿐만 아니라 예·결산 심사에서도 관행이 됐다. 심지어 2019년 예산안은 민주당과 한국당 등 두 거대양당 지도부만의 협상으로 통과됐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은 협상테이블에서 제외됐다.
더구나 밀실에서 예산을 심사한 여야 원내지도부, 예결위 주요 보직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었다. 대표적 지역구 챙기기 예산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국회 심사과정에서 1조2000억원 증액됐다. 국회의원들이 입법 기능을 포기하고 영업 기능을 강화한 것 아니냐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주요 쟁점에 대한 결정을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맡기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회의 책임 떠넘기기란 얘기다.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스스로 찾지 못한 국회는 카풀 대타협 기구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회는 이밖에도 △탈원전 △탄력근로제 △국민연금 개편 △최저임금 등 이슈에 대한 결정을 대타협기구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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