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풀논란, 정쟁은 풀 수 없는 실타래

[the300]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택시기사 12만명이 모였다.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노조 집회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됩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택시 기사들은 환호하며 박수쳤다. 

카풀에 반대한다는 얘기로 들렸다. 현장 분위기도 그랬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와 카풀, 더 나아가 공유경제는 정쟁으로 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쉽게 ‘표심’을 얻는다. 카풀을 반대하는 택시노조 집회, 12만명 앞에서 ‘카풀 반대’를 외친 결과는 환호와 박수였다. 카풀을 추진하는 입장인 더불어민주당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전현희 의원이 물병 세례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카풀처럼 이해관계가 극명히 갈리는 이슈일수록 ‘가려운 곳’을 찾기 쉽다. 이를 정쟁화하면 합리적 토론을 할 기회를 잃게 된다.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 대안이 정쟁의 안개 속에 파묻혀 버린다.

나 원내대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그나마 줬던 선물을 다시 회수했다. 택시노조 집회에 한 발언에 대해 “마치 우리 정당에서는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이해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선물을 빼앗긴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

4차산업혁명 시대,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문제는 어떻게 도입하느냐다. 택시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고 그 방법을 찾는 게 국회의 임무이자 역할이다. 택시회사 사납금제와 월급제, 카풀 운행시간대 지정 등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주제가 산더미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난무하지 않는, 정반합의 ‘합’을 찾기 위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진보는 좌(左)가 아닌 미래(future)를 추구하는 것이다. 보다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것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 공유경제라는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여야가 함께 진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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