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티타임]'포용국가'의 시대, "정시확대도 정답은 아냐"

[the300]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교육 정책, 공정경쟁 원칙을 세우는 게 필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사진= 이동훈 기자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다(함즐함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부터 품어온 삶의 신조다. '함즐함울'은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구절(로마서 12장15절)에서 차용했다. 박 의원은 "내 기쁨만 누리려고 하기보다는 타인의 감정에 반응하며 공감할 수 있을 때 더욱 선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정치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함즐함울'은 문재인 정부가 최근 다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강조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는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 우리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고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볼 때다"며 "사회 소외계층과 약자들을 위해서 함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따뜻한 감성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꿈꾸는 정치를 하기 위해 입성한 국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19대 국회에서 당이 여성 우선 공천 원칙을 적용한 까닭에 출마가 좌절됐다. 인천시당 대변인을 맡아 활동하던 그는 결국 2014년 인천 연수구 지역위원장에 선출됐다. 연수구는 분구 이래로 민주당 계열에서 당선된 적이 없는 '험지'였다. 하지만, 지역구 민심을 탄탄히 다진 그는 214표 차이의 신승을 거뒀다.

 

정치인으로 빛을 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일까. 그는 주변에서 겸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약중인 박 의원은 국가 교육 정책도 '함즐함울'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촛불혁명 등 정치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시대정신이 요구되는 시대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을 이끌어가기도 한다"면서도 "그러나 아이들 교육 관련한 문제에서 사회 구조 합의는 아직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사진= 이동훈 기자
 

-경제 전문가로 정무위에서 활동했는데 20대 국회 후반기는 교육위를 맡게 됐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활동했던 정무위를 떠나 교육위원회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국가교육대계를 준비해야 하는 곳인 만큼 나라다운 기틀을 세우는데 일조할 각오다. 정무위에선 주식회사 외부감사인법 개정을 통해 회계투명성 강화에 힘썼다면 교육위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교육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해 힘쓸 생각이다. 상급학교 진학에만 몰두하도록 설계된 수십년간 고착화된 교육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시 확대 등 2022년 대입제도 개편안이 발표된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불공정성 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시를 확대하자는 국민의 의견이 높다는 것은 ‘학생부 종합전형’과 ‘학교별 내신’등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 개편에 앞서 땅에 떨어진 사회적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그러나 어떠한 제도를 만들더라도 사회구성원 간 신뢰가 없다면 제도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시확대도 정답은 아니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 등을 비롯한 일선 학교의 시험지 유출사고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일부 학생들에게 비교과 영역 수상을 몰아주는 행태 등의 공정경쟁 환경을 해치는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

 

-입시제도를 두고 문제 개선이 어려운 만큼 정책 수정도 잦은 편이다. 우리나라 교육문제를 초래하는 근본 원인을 무엇이라 보는가.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남과 더불어 사는 능력과 부모가 아이에게 남에 대한 관용을 가르치겠다는 의지가 세계 최하위라고 한다. 세계 최고 교육수준을 가진 나라의 현실이 더불어 사는 삶보다 남과 경쟁해 짓밟는 삶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근본적으로 대학입시가 입신과 출세를 위한 도구로 이용될 것이 아니라 전인교육 과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넓은 교양과 건전한 인격을 갖춘 인간을 육성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보장된다. 세계적인 교육열로 인해 가난과 전쟁을 이겨내고 물질적인 성장을 가져왔지만 이제 한계에 이른 것 같다.

 

-교육 개혁을 위한 복안이 있다면.

▶현재 우리 교육은 공교육 체계 내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대안적인 교육의 길을 선택한 학생들이 국가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에는 학생 1인당 매년 1000여만원의 공교육비가 지출되고 있다. 그러나 대안교육을 선택한 학부모들은 교육세 납부를 비롯해 국민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음에도 국가의 교육지원 대상에는 배제돼 있다. 이는 국민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포용국가' 국정철학과도 맞지 않는 것이다. 대안학교는 그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공생과 포용 등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인성교육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보통 생활과 가장 밀접한 법안이 가장 누구에게나 절실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우리가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화재 방지 등 주택 안전을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아이 키우면서 횡단보도 등 교통 환경의 안전을 보게 된다. 이처럼 실생활에 맞닥뜨리는 것 중 하나가 교육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획일화된 공교육 외에 다양한 교육적 수요를 남들보다 많이 느끼게 됐다. 대안교육 관련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렇게 주목받는 법안 아니라 무산됐다. 이 법안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일종의 풀어야 될 소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사진= 이동훈 기자
 

-법안 추진을 통해 대안교육에 있어서 풀고 싶은 문제점은 무엇인가.

▶대안교육 관련 규정이 각종 법안에 산재돼 있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하는 학교 중에서 각종 학교가 있고, 여기에 대안학교 관련 내용이 있는데 교육을 제시한다기보다는 공교육 체계 내에 수용되지 못한 아이들을 보육하는 수준에 그친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진짜 대안학교의 의미를 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말하는 대안학교는 현재 공교육 하에서 학생들이 처한 획일적인 경쟁 일변도에 벗어나서 새로운 교육 수요를 찾는 곳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그것과 관련된 법안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입법상의 미비로 교육제도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대안학교는 학교라는 명칭도 학생의 지위도 갖고 있지 못하며 때로는 학생의 안전까지도 위협받고 있다.

 

-기존에도 대안교육 관련 법안이 있었다.

▶18대 국회부터 계속 발의됐지만 한번도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오르지 못했다. 기존 대안학교 관련 법률 발의안의 경우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 의무를 강행규정으로 뒀 때문에 교육과정에 대한 관리와 회계감사 등의 국가감독도 수행됐다. 이때문에 실제 많은 대안학교들이 국가감독이 대안교육 과정에 대한 간섭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상당수가 미인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법안과 관련된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이번에 제출한 법안은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산재된 내용을 일괄해서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법을 만드느라 정교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특히 재정지원‧사회적 합의 등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 충분히 수긍은 되지만 그건 법안을 안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법이라 하는 건 가장 이상적인 법을 한 번에 만드는 게 아니다. 그 방향을 위해 한두 걸음 걸어 나가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번 대안교육 관련 법안도 통과된다면 한 걸음 진보하는 것이다.

 

-이번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을 예상한다면.

▶20대 국회에선 교육위 법안소위에 이 법안을 상정시켰다. 이제는 대안교육에 대한 교육적 수요를 국가가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경제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 미인가 상태로 방치돼 있는 대안학교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교육위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내년 하반기를 넘어가면 법안은 20대 국회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아서 결국 폐기된다고 봐야 한다. 재정소요가 필요한 법이다보니 본격 검토돼야 하다. 유치원 3법 관련 논의로 교육위가 바쁘지만, 이후 필요하면 대안을 마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하려고 한다.

 

-지역구인 연수구에서 가장 논의가 필요하고 사업이 있다면?

▶수인선 청학역 신설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인선이 관통하는 연수구 청학동과 연수1동은 연수구에서 가장 많은 세대인 2만35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청학 복합문화센터를 비롯해 청학동 공동주택 10개소 중·고교 3개교, 도서관 및 유원지 각 1개소가 있는 인구 밀집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사진= 이동훈 기자
 

-왜 필요한가?

▶수인선 전철이 청학동 지역을 관통함에도 불구하고 인구밀집지역인 청학동에는 역사가 없다. 이곳 지역주민은 상당한 거리의 연수역이나 송도역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수인선에 있어 교통 소외지역으로 홀대받고 있는 것이다. 수인선 연수역에서 소래포구역까지의 평균 역간거리가 약 1.1km인데 비해 청학동 지역인 연수역에서 송도역까지는 무려 약 2.6km로 평균보다 2배 이상이다. 형평성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철사업이 국민의 교통편의를 위한다는 사업의 목적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청학역 신설은 지난 총선에서 공약사항으로 내세울 만큼 연수구 최대의 이슈였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자 인천광역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제2경인선 신설을 통해 해법을 마련해가고 있다.

 

-20대 초선으로 의정활동의 전환점을 지났다. 각오가 있다면?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에서 직장생활을 한 후 한미회계법인을 창업해 최대주주로서 회계법인을 운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주식회사 외부감사인법 개정을 주도하고 재벌개혁과 공정거래환경 조성을 위해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진행해왔다고 생각한다. 촛불혁명을 통한 정권교체의 역사를 살펴봤을 때 자만하지 않고 늘 민심을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다음에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또한 항상 가지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의 믿음과 지지에 보답해야 할 때다. 정치는 소수의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뜻과 상관없이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민의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올바른 답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주요이력] 

現 제20대 국회의원 (인천 연수구갑/더불어민주당)

1967년생, 인천광역시 출생

동인천고등학교

인하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삼일회계법인 국제부

금융감독원 회계감독국·공시감독국

한미회계법인 경인본부 본부장, 부대표

인천환경공단 감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연수구지역위원장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제20대 국회 후반기 교육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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