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승래 소위원장의 주재로 '유치원 3법' 등의 안건 논의를 위한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여야는 20일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연내 처리를 위해 모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이 발의한 중재안을 바탕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준비를 검토키로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유치원 3법 논의에 나섰으나 합의 도출이 무산됐다. 여야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발의하고 당론으로 채택한 개정안, 자유한국당 자체안,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이 제시한 양당 절충안을 병합 심사했다.

법안심사소위원장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4시쯤 교육위 법안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교육부가 에듀파인 시행령 입법 조치를 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파행을 선언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당은 교육부가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을 입법예고한 것은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반발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회의실을 나서면서 "교육부가 에듀파인을 입법예고한 것은 입법권에 대한 굉장한 도전이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의 기능 회복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서도 오늘 논의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사립유치원 문제를 지적한 후 교육부는 관련 대책 발표를 하면서 시행규칙을 통해 에듀파인을 도입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며 "이제와서 그것을 이유로 법안소위를 파행으로 이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유치원 관련 법을 개정할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조승래 소위원장이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민주당은 한국당이 유치원법 처리 의사가 없다고 비판하며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실을 찾아 "한국당하고 더 이상 법안소위원회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며 "한국당은 유치원3법에 대해 끝내 반대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 바른미래당하고 협의해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에 대해 몇 차례 얘기했고, 한국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바른미래당과 패스트트랙으로라도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24일에 패스트트랙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일단 요청을 할 생각으로 바른미래당에서 구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니 선택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패스트트랙 추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위 간사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패스트트랙으로 하려면 바른미래당 중재안으로 이름을 바꾸고 싶고, 그러려면 발의를 해야 한다"면서 "발의를 하려면 10분 이상의 의원들 서명이 필요한데 물리적으로 주말 전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치원법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예정된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임 의원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당 지도부 등과 논의할 내용"이라며 "오는 24일 오전 10시에 (교육위) 전체회의가 소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은 특정 안건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고 국회 논의 기간이 330일을 넘기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하는 제도다.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3 이상(180명) 찬성해야 가능하다. 현재 교육위 15명 중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을 합치면 9명으로 조건에 충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