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택시'달래기 급급한 여야, 소비자 편익 잡는쪽이 이긴다

[the300][민생국회, 연말 승부수]③"이해집단 반발보다 소비자 후생 먼저 생각해야"

전국택시노조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 4개 택시단체들이 11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2차 집회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사진=홍봉진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택시-카풀 TF(태스크포스)'가 카풀 업계와 택시 업계의 '밥그릇 지키기'싸움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 정작 중요한 '이용자들의 편익'은 이해관계간의 대립에 인질잡힌 채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TF가 중재안조차 내놓지못하는 사이 택시업계는 카풀 저지를 위한 더욱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고, 카풀업계는 서비스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다.

지난 1일 첫 회의를 시작한 민주당 카풀 TF는 '상생'과 '카풀 연착륙'이란 원론적인 발언을 되풀이해왔다. '사회적 대타협'이라며 큰소리를 쳤던 여당이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기만 했단 비판도 있다. 전현희 TF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안을 택시업계와 카풀 업계에 전달해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들어보고, 해결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TF만의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정부안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한 발 빠지는 모양새다. 게다가 TF는 한 달 반의 시간동안 삼자대면조차 성사시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택시 업계는 정부안조차 거부한 상황이다. 택시업계는 정부가 제안한 사납금폐지·개인면허 매입 등 각종 안에 대해 모두 거부했다. 카풀 사업의 근거가 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의 개정 없이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단 입장이다. 택시업계는 20일 10만명(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추산)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강경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치권은 카풀업계에 '상생 방안'을 계속해서 요구했고,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13일 카풀 서비스 정식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유경제의 시발점이 됐을 카풀이 출시도 전에 발목이 잡혔다"며 "사실상 4차 산업혁명을 퇴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이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에 시간을 끌다 상생방안을 찾기는커녕 결국 '일자리'와 '신산업' 두 가지 모두의 후퇴를 불렀단 지적이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TF의 갈팡질팡 시간끌기에 결국 등한시 된 건 정작 서비스들을 이용해야 할 사용자 편익이다. 지난 9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이상이 카풀 도입을 찬성했다. 그러나 카풀업계와 택시업계의 '생존권' 싸움에 소비자 편익은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운행차량이 '카풀이냐, 택시냐'가 아닌 편의와 안전이다. 등록된 택시 운전자들은 면허 취득 단계에서 범죄 경력을 조회하고, 그 이후에도 매월 1회 정기적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한다. 반면 카풀 업체들은 운전자들의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는 없다. 안전이 우려된단 지적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크루로 활동하기 위해선 휴대폰 실명인증을 포함한 정면 사진, 운전면허증, 등록증 등 13가지 서류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앱에서 경찰과 연결된 긴급 신고 버튼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승차 거부 등 택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소비자가 카풀을 찬성하는 이유 중 하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체 리포트를 통해 평일 오전과 심야시간 동안 서울의 택시 호출은 20만콜이지만 배차를 수락한 건수는 4만콜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TF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 "소비자가 이해집단에 비해 단결이 되지않고, 표가 되지않으니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치권이 이해집단의 반발을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후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개입하면 개입할수록 규제개혁은 뒤로 미뤄지다가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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