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손 대고 살아남은 정권이 없다"…국회도 '폭탄'돌리나

[the300]국회로 공 넘어온 국민연금개편…의지없는 '여야'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12.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14일 국민연금개편 정부안을 발표함에 따라 공은 국회로 넘어오게 됐다. 그러나 여야 모두 소극적 태도로 서로에게 '폭탄돌리기'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내년이면 총선을 1년여 앞두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 개편은 성과없이 흐지부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했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방안부터 보험료율을 최대 4%포인트 인상하는 방안까지 4가지 정책조합을 정부안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다음주 초 국민연금심의위원회와 차관 회의, 그 다음주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 말쯤 4개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제도는 모두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정부)안을 갖고 있더라도 의회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의지가 높지 않다. 당장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날 정부안 발표에 대해 "정부가 국민에게 폭탄을 던지고 있다"며 반발했다. "단일안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고 토론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데 4가지 복수안을 제시한 것은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세대간 갈등을 조장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대안'을 제시하며 여당 보다 앞서 국민연금 개편을 주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당은 정부가 단일안을 내놓아야 이를 바탕으로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역대 국민연금 개편에 손대고 살아남은 정권이 없다'는 인식이 국회 전반에 흐르는 탓이다.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처음 칼을 빼든 것은 김영삼정부다. 1998년 보험료율을 현행과 같은 9%로 올렸지만 국민들의 반발은 컸다.

노무현정부도 마찬가지다.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을 내놓으면서까지 개편을 추진한 끝에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낮췄지만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결과론적이지만 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 모두 야당에 정권을 내줬다.

이같은 위기의식은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읽힌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기동민 의원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기 의원은 "섣부른 역사적 소명의식이나 명분, 도덕적 책무감에 매몰되다 보면 더 큰 우를 범할 수 있다"며 "쇠는 달구어졌을 때 때리라고 한다. 지금은 오히려 폭탄을 더 돌릴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개편을 위한 국민 여론과 정서 등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라는 판단에 따른 발언이다.

2014년 공무원연금 개편과정과 비교해보면 여야가 얼마나 소극적인지 여실히 드러난다. 2014년 10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정부안을 보고받은 지 11일만에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정부안을 바탕으로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그해 12월에는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및 국민대타협기구 연내구성에 합의하고 다음해 1월 특위와 대타협기구를 출범시킨다. 이후 정부안과 대타협기구안, 공무원단체안이 각각 발표되고 이를 바탕으로 여야가 협의를 지속한 끝에 그해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됐다.

반면 이번 국민연금 개편안은 논의의 출발점 자체가 4지선다형이다. 논의의 출발점에서부터 범주가 공무원연금보다 넓다. 정부안이 4가지인 상태에서 민주당이 당론을 정해 한가지 '안'을 담은 법 개정안을 발의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여야가 타협끝에 국회내 논의기구인 국민연금 개편 특위 등을 발족시킨다 하더라도 시기가 좋지 않다. 공무원연금개편안도 정부안을 바탕으로한 여당안이 국회에 발의된 이후 7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총선을 앞두고 논의를 해야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국민여론을 담은 자문안을 발표하게될 경사노위 산하 연금개혁특위의 활동시한도 내년 4월말까지다. 최장 3개월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늦으면 내년 7월말에 경사노위 자문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논의의 시기가 좋지 않다"며 "당장 해가 바뀌면 총선을 1년여 남긴상황이 되는데 그때는 여야 모두 국민연금을 논의하기에는 부담일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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