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직접운전세대'의 고민 "고령자 면허갱신 어떻게?"

[the300][이주의법안]①신창현 민주당 의원 고령운전자 정기검사법 발의

해당 기사는 2019-01-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사진=이동훈 기자

2015년 기준 1814명의 노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3위.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국가들을 제치고 미국, 일본에 이어 기록한 대한민국의 성적표이다.

‘실버 드라이빙’, 다시 말해 고령운전자의 의한 교통사고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2010~2014년 교통사고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6%에서 9.1%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 발생한 교통사고 10건 중 1건이 고령운전자 사고라는 의미다. 

청장년 운전자들이 주말에 사고를 많이 내는 데 비해 고령운전자는 금요일과 월요일에 사고가 많았다. 사고 시간대로는 주 활동 시간대인 오전 8시~ 오후 6시 사이가 많았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다른 연령대 운전자와 다른 양상인 것은 분명하다. 

인지반응 능력의 저하 등 고령자들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한 면허반납제도를 도입하고 고령운전자를 위한 교육 및 적성검사를 강화해야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본은 1998년부터 65세 이상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를 시행하고 도로 조명을 늘리거나 도로표지를 키우는 등 고령운전자를 위한 도로환경 정비를 추진했다. 또 75세 이상 고령자의 운전면허 갱신 시 지정교습소에서 안전교육을 의무화했다. 

2014년 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의 허위신고에 대한 벌칙을 신설하고 2017년부터는 면허 갱신 시 치매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노령자운전제한법을 통해 70세 이상 노령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운전면허를 발급하고 갱신 시 적성검사를 강화했다. 

낮 동안 또는 고속도로가 아닌 도로에서만 운전을 허용하거나 교정렌즈나 보청기 착용 조건, 자동변속 장착 차량 등의 조건으로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영국은 70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3년마다 면허갱신을 하고 건강상태를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고령운전자 정기검사법’이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갱신기간은 기본 10년이지만 고령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위해 65세 이상의 경우 5년, 75세 이상의 경우 3년으로 갱신기간이 짧아진다. 

하지만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50% 이상 증가하자 국민의 안전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정기적 운전능력 확인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개정안은 △75세~79세는 3년 △80세~84세는 2년 △ 85세 이상은 매년 운전면허 갱신을 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2017년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2만6713건으로 전체 사고 중 12%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13년 8%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피해 중 특이한 점은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작년 848명이 사망해 전체 사망사고의 20%가 고령운전자에 의한 것이었다. 이 비중 역시 2013년 15%에서 계속 증가했다.
 
◇“이 법은 타당한가?”=미국 고속도로 통계분석원(Highway Loss Data Institute, HLDI)에 따르면 15세에서 19세 사이의 운전자가 가장 많은 충돌사고를 일으킨다. 

그 후 50세에서 69세 사이에서 사고율이 가장 낮다가 70세 이상에서 다시 상승했다. 하지만 사고율이 최저연령 운전자 수준까지 높아지지는 않았다. 운전자가 노령화돼 사고를 낸다기 보다는 더 많은 고령운전자가 운전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운전자 사고가 증가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체 운전자 중 고령운전자 비중이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고령자 사고가 많아졌다는 거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운전자에 비해 수십 년 무사고 베테랑 고령운전자가 오히려 더 안전하게 운전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자유한국당 강석호의원와 더불어민주당 김정우의원은 대안으로 고령운전자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제도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16년 기준 65세 이상 면허소지자가 251만 명이고 인구고령화에 따라 2021년이 되면 고령운전자의 수가 400만명을 넘을 것이다. ‘강석호 안’은 연평균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령운전자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며 버스와 택시등 교통비를 지원하자는 제안이다. ‘김정우 안’은 행정적 지원을 하자는 취지다. 

면허증 자진반납의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오카야마현이다. 1700개가 넘는 상점과 지역 내 운수업체 등이 할인혜택 제공하고 독자적인 오카야마 아이(愛) 카드를 제공해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였다. 사업 이전 연간 500명 불과했던 면허반납자가 3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자진반납은 지난 5년간 7000명도 안 된다. 

고령자의 운전면허제도 강화는 자칫 운전제한으로 이어져 고령자의 이동권을 제한할 수 있다. 고령자를 위한 대체 교통수단 마련, 고령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교통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초보운전자, 여성운전자, 고령운전자 등 운전약자의 운전이 늘어나는 시기다. 차선이탈 경고장치, 부분적 자율주행 기능 등 차량안전기술 장착을 지원하고, 교통표지판 글자크기를 늘리는 등 안전하게 공존하는 교통인프라가 필요하다.

누구나 초보운전으로 시작해 나이가 들면 고령운전자가 된다. 인간이 운전하는 마지막 세대의 고민이다. 조현욱 보좌관(금태섭 의원실), 정리=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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