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외유성 출장? 상식있으면 이제 못갈 것"

[the300][피플]심지연 국회혁신자문위원장, 국민신뢰 꼴찌 '국회'에 메스대는 저승사자

심지연 국회혁신자문위원장/사진= 김평화 기자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기관 1위. 1년 365일 국민을 위해 불이 꺼지지 않고 돌아가지만, 욕이나 안먹으면 다행일 정도로 평가가 박한 곳. 바로 대한민국 국회다. 국회는 각종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십수년째 국민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관으로 꼽힌다. 국회는 국민의 믿음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럼에도 외면당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심지연 국회혁신자문위원장(경남대 명예교수)은 이 문제에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3개월간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 심 위원장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삼고초려해서 모셔온(?) 정치학자다. 문 의장은 지난 8월 취임과 동시에 국회 개혁 작업에 착수했고, 심 위원장도 그때 국회에 왔다.

심 위원장은 "국회의 위상은 계속 커지고 있는데, 거기에 맞는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며 "국회가 뼈를 깎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위원장은 지난 8월 말부터 11월말까지 10여명의 자문위원들과 3개월간 혁신 작업을 했고, 그 결과물(국회 혁신자문위원회 제1차 활동결과보고서)을 최근 내놨다. 내년 1월부터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정보공개를 활성화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한 게 골자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상설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인사제도를 바꾸는 내용도 발표했다. 국회 안팎에선 심 위원장을 '저승사자'라 부른다.

심 위원장은 "활동기간이 짧기 때문에 국회 투명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며 "현재 국회 사무총장만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1·2급 공무원에 해당되는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실·국장도 공개 대상에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 입법·정책 개발비 사용에 대한 정보공개체계를 갖추고, 의원실별 연구 용역 근거자료도 공개토록 권고했다"며 "한국의회발전연구회·국회스카우트연맹 등 국회 지원 단체의 법인 보조금을 2020년까지 전액 삭감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의원이나 보좌진, 국회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등에 허투루 예산이 쓰이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심지연 국회혁신자문위원장/사진= 김평화 기자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심 위원장은 1980년대 초 경남대 교수(정치학)가 됐다. 정당학회장과 정치학회장 등 정치학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또 국회 입법조사처장을 역임하는 등 국회 관련된 일도 많이 했다. 그런 이력때문일까. 심 위원장은 이미 10년전인 2008년 김형오 전 국회의장 시절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장을 맡아 개혁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땐 너무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접근한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심 위원장은 "10년전 국회 개혁 작업은 헌법개정 사항들이 많았다"며 "임시국회와 정기국회 회기나 감사원 이관, 상임위원회 배치 등 큰 그림을 그리다보니 반발도 심하고 되는 게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개혁을 하자고 위원들과 의기투합했다"며 "투명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심 위원장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여전히 국회 내 반발세력이 있음을 실감했다고 한다. 심 위원장은 위원회 활동이 끝나는 내년 2월쯤 '2018 국회백서'를 비롯한 자문 보고서를 한번 더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가 법적 효력이 있는 기구가 아닌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위원회이기 때문에, 내부에선 우리 혁신안을 가볍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국회의장이 자문위 혁신안을 최대한 실행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국회 개혁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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