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쪽지 예산' 횡행…'실세'들 지역구 SOC 대폭 증액

[the300]수정예산안에 3개 교섭단체 지도부·원내지도부 지역구 예산 다수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212인 중 찬성 168, 반대 29, 기권 15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가 올해도 '쪽지 예산' 논란에 휘말렸다. 국회의원들의 대표적인 지역구 챙기기 예산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1조2000억원 증액돼 주로 각 교섭단체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주요 인사들의 지역구로 돌아갔다.

국회는 정부 원안 470조5016억원에서 4조2983억 증액, 5조2248억 감액, 9265억원 순감액된 469조5752억원 수정예산을 8일 의결했다.

정부가 올해보다 약 5000억원 줄여 18조5000억원을 편성해 제출한 SOC 예산은 오히려 국회 심사과정에서 대폭 늘어나 약 19조8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국회는 지난해 예산심사 때도 SOC 예산을 1조3000억원 증액했다.

개별 항목별로도 감액 항목보다 증액 항목이 많았다. 도로 확장·편의시설 설치나 의원 개개인의 민원성 정책을 위해 정부안에 아예 없던 항목이 새로 증액된 경우도 많았다. 의원들이 여야 없이 자기 지역구 시설 보강을 위해 밀어 넣은 '쪽지 예산'이 횡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 '실세'들이나 '밀실'에 들어가 예산을 심사하고 나온 원내지도부, 예결위 주요 보직 의원들과 관계된 예산이 증액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됐다.

국회의 '큰 어른' 문희상 국회의장부터 주머니를 두둑히 챙겼다. 문 의장 지역구 경기 의정부시 갑의 망월사역 시설개선 예산은 정부안에 아예 없다가 15억원이 돌연 편성됐다. 국도 39호선 송추길 확장 사업은 정부안에 9억원만 예산이 편성돼 있었지만 11억원으로 2억원이 늘어났다. 의정부 행복두리센터 건립 예산은 21억원에서 10억원 증액된 31억원으로 확보됐다.

'여당 실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예 동료 의원으로부터 '지역구 예산' 지적을 받았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본회의 예산안 반대토론 중 국회세종의사당건립 예산 10억원 등 일부 세종시 예산이 국회 심사과정에서 막판 새롭게 편성된데 대해 "이해찬 대표의 지역구 세종시를 위한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시는 이 대표의 지역구다. 세종 산업기술단지(테크노 파크) 조성 사업 5억원도 정부 예산안에 없었지만 새로 편성됐다. 정부안에 303억여원 포함됐던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은 원안의 83%에 해당하는 253억원이 증액됐다.

여당 사무를 주무르는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 경기 구리시와 관계된 예산도 늘었다. 원안에서 2658억8400만원이던 안성-구리고속도로 건설 예산은 600억원이 늘었다. 개발제한구역 관리 예산 중 구리시 사노동 도시게획도로 개설사업은 원안 9100만원보다 10억원이 증액됐고 구리시 인창동 새마을 도시계획도로 개설 예산도 6억원에서 4억원 증액된 10억원으로 확정됐다.

'슈퍼예산' 삭감을 외친 자유한국당도 SOC 증액에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제정을 촉구한 '해외 건설인의 날'에 대한 예산 3억원도 당초 정부안에 없다가 생겼다. 김 원내대표가 발의한 해외 건설인의 날 제정 촉구안은 지난 7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의 안상수 예결위원장도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 청사 신축 예산 10억원과 강화 황청리 추모공원 설립 예산 8억4000만원, 강화 청련사 개보수 예산 9600만원, 인천 강화군 옥림·용정 지역 하수로 정비 예산 3억원 등을 새로 편성해 가져갔다.

부산 사상구 지역구의 한국당 예결위 간사 장제원 의원도 원안에 없던 부산 사상구 분뇨처리시설 확충 예산 17억원을 증액했다. 부산 사상공단 재생사업 시설비도 원안(115억원)보다 10억원 늘렸다.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예산도 20억원 늘린 360억원 가져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편에 반대하며 예산안 의결에 불참했던 바른미래당에서도 지역구 챙기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북 군산의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군산 지역 노후 상수관망 정비 예산 22억4900만원과 군산대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캠퍼스 조성사업 예산 3억원, 군산 해양관광복합지구 조성 예산 10억원, 군산 성산면 하수처리장 설치 예산 5억원 등을 수정안에 새로 편성했다. 이밖에도 군산 소상공인 스마트 저온창고 건립 예산을 원안보다 1억6000만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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