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도 내는' 증권거래세 인하, 불 붙은 국회 논의

[the300]추경호 한국당 의원 '증권거래세,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축소·폐지 후 양도세 높여야" 의견도

코스피가 닷새째 하락하면서 2000선마저 무너진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1.10p(1.53%) 내린 1,996.05를 나타내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증권거래세 인하 논의가 국회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증시 폭락장에서 재점화한 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인하 필요성이 고조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반대다. 연간 6조원 가량의 증권거래 세수감소가 이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증권거래세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추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를 통해 이익은 고사하고 손해를 본 경우에도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일괄적으로 부과되고 있다"며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추 의원은 또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해 거래세와 양도세가 동시에 부과되는 이중과세의 불합리성에 더해 자본시장 참여자의 높아지는 세금 부담은 금융시장 활성화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높은 거래세율에 양도세까지 이중으로 부담하는 현 상황의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과잉 징수'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현행 증권거래세와 상장주식 대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법률적으로 이중과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중복적인 세금은 과잉 속성"이라며 "경제적 이중과세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현행법에 따르면 증권거래에 대한 법정세율은 0.5%다. 다만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증권시장에 거래되는 주권에 한정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세율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유가증권시장은 0.3%(농어촌특별세 0.15%포함), 코스닥과 코넥스는 0.3%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상장주식 대주주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현행 시가총액 10억원 이상인 대주주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과세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대주주 범위는 주식 보유액 기준으로 현행 시가총액 10억원 이상에서 2020년 4월에는 5억원 이상으로, 2021년 4월에는 3억원 이상으로 하향조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자 손실을 봐도 증권거래세를 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한몫 한다. 글로벌 금융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증권거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일본, 호주,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거래세가 폐지됐으며, 중국, 홍콩, 태국(0.1%) 등 아시아 주요국가들은 비교해도 우리 시장의 거래세율이 높다.

이에 자본시장 과세 형평을 제고하면서도 세수 영향 최소화를 위해서는 증권거래세를 축소·폐지하는 한편 양도소득세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식거래세 인하와 관련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의 김병욱 의원은 최근 증권거래 법정세율을 현행 0.5%에서 0.15%로 낮추는 내용의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의 김철민 의원도 지난 3월 증권거래세율을 0.1%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경태 한국당 의원은 증권거래세를 아예 폐지하자는 법안을 내놨다. 추 의원도 내년에 이같은 내용들을 담은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견이 갈린다. 금융위원회는 찬성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증권거래세 폐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가 요지부동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론, 홍남기 후보자 역시 반대한다.

홍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향후 주식 양도소득 전면 과세를 시행하는 시점에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세수 감소는 물론, 과도한 단기주식매매(단타)를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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