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2019-01-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선거구제를 포함한 정치개혁논의에 착수한지 5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이번에 선거법이 개정되면 바로 오는 2020년 총선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제가 바뀐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20년 총선풍경을 '스포일러'한다.
2020년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1년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오는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같은해에 치뤄지는만큼 2020년 총선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20년 집권’을 표방하며 정권재창출을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압도적 승리를 꿈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만들어진 현 정치지형을 뒤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야권은 ‘생존’이 목표다.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강조하며 재기와 부활을 노린다.지난 총선 때 만들어진 다당제 형태가 어렵사리 유지되고 있지만 다음 총선을 앞두고 작동하는 원심력에 정계개편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논의하는 선거제 개혁에 각당이 사활을 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볼 수는 없다. ‘선거’는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첫 관문인만큼 제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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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2표제 도입한 17대 총선…무상복지 이슈 떠오르다 = 2001년 헌법재판소는 “1인1투표 제도를 통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배분 방식이 위헌”이라는 우리 정당사에 큰 획을 긋는 결정을 내린다. 당시 공직선거법 189조에 따르면 지역구 선거에서 얻은 득표비율에 따라 비례대표의석을 배분했다.
지금과 같은 정당투표 없이 지역구 선거에서 A정당의 B후보를 선택할 경우 자연스럽게 A정당을 지지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따라 비례의석을 배분한 것. 헌재는 이를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권과 직접선거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기존 선거제에 정당 투표용지 하나가 추가되자 지역구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소수정당들이 원내진입에 성공했다. 민주노동당이 대표적 예다. 민노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3%의 정당득표율로 10개의 의석을 획득했다.
10석의 날갯짓은 무상급식·무상의료 등 지금의 보편복지의 시발점이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무상급식, 의료를 17대 민노당이 했다는 건 자타가 다 알고 있다”며 “그 때 사회적 의제로 만들고 지금의 보편복지로 안착시킨 개척자는 당시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었다”고 설명했다.
◇제1당 프리미엄, 극우정당 득세…선거제가 주는 변화=헌재의 위헌 결정에 시초가 된 비례대표제도는 1963년 6대 총선에 처음 도입됐다. 5.16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세력이 개정한 선거법엔 지금 보면 놀라운 조항들이 가득하다.
지역구 선거에서 정당 득표비율을 비례의석 배분기준으로 삼았는데 제1당의 득표율이 50%미만인 경우 비례의석(44석)의 1/2를 배정받도록 했다. 영원한 ‘여당만들기’ 제도였던 셈이다. 이처럼 심각하게 기울어진 제도 아래에서 민의가 온전히 반영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현재 정개특위서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 권역별 비례제의 명암도 분명하다. 다당제를 촉진하는 해당 선거제도는 다양한 민의를 의석으로 반영한다.
다만 거대양당이 독식해온 정치지형을 깨고 난 빈자리를 극우정당이 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제주도 난민사태, 성소수자, 남북관계 이슈에서 보듯 국가주의·다문화반대 등의 성격을 보이는 다양한 극우정당들의 원내진입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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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정치활동의 자유, 정치를 시민에게 돌려주자=연동형이냐 중대선거구냐 등 선거구제에 이목이 집중돼있지만 사실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개혁도 시급하다. 가가호호 유권자의 집을 방문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드러내고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행 선거법은 ‘규제의 끝판왕’이다.
정당의 설립부터 벽은 너무나 높다. 현행 정당법은 수도 서울에 위치한 중앙당과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나치게 엄격한 설립요건 탓에 지역정당과 같은 새로운 정치실험은 꿈도 못꾸는 척박한 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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