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한…여성폭력방지기본법 본회의 오른다

[the300]대표적 '미투법'…2소위서 취지 훼손된채 법사위 의결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촉발된 이후 대표적인 미투법 중 하나로 발의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본래 취지에서 다소 후퇴된 채 본회의에 오르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통과시켰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여성에 대한 혐오에서 발생하는 폭력·살해 사건, 데이트폭력 사건 등 사회 변화에 따른 신종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되는 법이다. 2차 피해를 포함한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 지원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명백히 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피해자가 여성이 아닐 경우에까지도 성별을 이유로 발생한 폭력일 경우 이 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 법안의 기존 취지다.

다만 지난 3일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원회를 거치며 원안보다 내용이 후퇴됐다. 법사위는 2소위에서 수정된 내용대로 이날 의결했다.

2소위에서 회부된 수정안은 법안명은 원안대로 유지하되 '태어날 때부터' 여성인 사람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법이 적용되도록 내용을 정리했다. 성전환 수술을 통해 여성이 된 사람들이나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피해를 받는 피해자의 아들·딸 등 '생래적' 여성이 아닌 경우도 보호하겠다는 원안 취지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여성폭력'이라는 개념을 정의한 제3조1항의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라고 돼 있던 원안은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수정됐다.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의무화한 제15조3항의 '지원한다'는 문구도 임의조항인 '지원할 수 있다'라는 표현으로 완화됐다. 여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화한 조항도 임의조항으로 고쳐졌다.

지난달 2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2소위원장이기도 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적한 내용들이 수정된 것이다. 김 의원은 법률 명칭에 '여성'만 들어간 점과 '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 지자체에 의무화하는 여성폭력 예방교육이 이미 기존 양성평등 예산과 중복돼 예산 낭비일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수정안에는 '성평등'이라는 용어도 '양성평등'으로 바뀌었다.

피해자 보호에 관한 국제개발 협력사업의 근거가 되는 20조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설립을 법적으로 규정하기 위한 22조는 원안에서 아예 삭제됐다. 관련 법적 근거가 양성평등기본법에 명시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사위는 이날 여성가족부장관이 한부모 가정에 양육비 집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양육비 관련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도 관계기관장에게 비양육부·모의 주소 등 개인정보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양육비이행확보 및 지원에과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했다.

법사위는 수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과 '양육비이행확보 및 지원에과한 법률' 개정안 등을 이르면 다음날로 예정된 본회의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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