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협상 모멘텀 만든 文…"이제부터는 내치"

[the300][지구 한 바퀴 순방 결산]①5박8일 순방 마무리…내년 내치 집중 기조

오클랜드(뉴질랜드)=최경민 기자 | 입력 : 2018.12.03 16:57

문재인 대통령이 5박8일 동안의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지구 한 바퀴를 돌며 북핵 문제 해결의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북핵 중재자로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내치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내년 상반기 중 해외순방을 최대한 자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실제 연초를 목표로 한 구체적 출장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정도가 문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는 해외 외교 일정 정도다.

올해 초부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한 외교 일정이 줄줄이 잡히고 연내에 해외출장만 9번 다녔던 것과 차이난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까지 합치면 총 10번이나 청와대를 비웠다. 반면 내년에는 문 대통령이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해외 다자 정상회의의 경우 '국무총리 외교'를 적극 활용할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중국(국가주석·총리), 영국연방(총독·총리)의 정상급 인사들이 역할을 나눠서 다자외교에 나서는 점을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총리도 특별한 위치에 있다. 다자회담의 경우는 총리가 가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며 "전용기도 내드리고 순방 대표단이나 수행원단을 잘 꾸려 적극 뒷받침해주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기조가 내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진단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및 출장이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차원에서 준비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와대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정부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40%대까지 떨어진 상황이기도 하다. 내년 국정 핵심은 '내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물론 연말연초엔 '북핵 중재자'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선(先) 서울 남북 정상회담-후(後) 제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협상 프로세스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합의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을 이 협상판에 앉게 하는 게 '수석협상가' 문 대통령의 역할이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비핵화'라는 성과를 반드시 남긴다는 각오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 동포간담회에서 "한 발 두 발 전진하다 보면 불가능해 보였던 한반도 평화의 길에 반드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화 비핵화, 그리고 항구적인 평화를 꼭 해내겠다고 약속 드리겠다. 평화의 한반도를 위해 지지하고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에서 국빈방문 일정을 4일(현지시간)까지 소화한 후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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