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한 넘긴 예산…'깜깜이' 심사 돌입하는 국회(종합)

[the300]2년 연속 법정 처리 기한 넘겨…野 "기간 늘려 제대로 심사" 연장 요구

자유한국당 김성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한 회동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넘겼다. 2일은 공휴일인 만큼 당초 3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해야 했지만,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처리하지 못했다. 다음 처리 기한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다음달 7일이 유력하다. 이 역시 여야 지도부간 협상에 달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이날도 회의를 이어가며 심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의 국회 보이콧과 소위 구성 문제 등으로 심사 시작 자체가 늦어진데다, 심사 중간 '세수결손 4조원'에 대한 대안을 요구하며 사흘간 심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아직 심사의 첫 단계인 '감액 심사'도 제대로 끝내지 못한 상태다.

이에 야권은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 통한 예산안 심사 시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다음달 7일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 안이 합의될 경우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의 활동기한도 연장된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예산심사를 끝내고, 2일은 공휴일인 일요일인 만큼 3일 본회의를 열어 조속히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법정시한 연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나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야당과 한번쯤 협의해 (예산안이) 12월 3일 처리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며 "우리가 야당 시절에는 한번도 12월 2일을 넘겨 처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여야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여당이 연기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추가 합의가 없는 한 예결위 활동시한은 이날 자정으로 종료된다. 이에 내년도 예산안은 12월1일 0시 본회의에 자동부의될 전망이다. 

야권은 반발한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심사를 며칠이라도 더 해서 조금 순연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심사하고 예산을 통과하자는 것"이라며 "연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오늘 자정부터 깜깜이 심사가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또 "3일 본회의 소집을 위해서는 오늘 본회의에서 의결을 했어야 한다"면서 "본회의 소집도 안 한 상황에서 어떻게 의결을 하겠느냐"고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날 자정을 넘겨서는 여야 간사와 원내대표 등만 참석한 소(小)소위에서 예산안 심사가 진행된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고, 속기록도 남지 않는다. 이른바 '깜깜이 심사'라고 지적받는 구간이다. 하지만 다음달 1일과 2일 이틀간 소소위를 가동한다 해도 일자리 예산, 남북협력기금 등 쟁점예산이 그대로 남은 상태라 기한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이 정부안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부의되는 것을 두고 민주당이 정부안 통과를 노린 '꼼수'를 부린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분명한 법과 원칙에 따라 예산심사를 해야한다"며 "그래야 내년엔 올해처럼 이런 식으로 파행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촉박한 시간도 문제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예산 정국의 변수로 떠올랐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도입을 촉구하며 예산안 처리와 연계할 방침이다. 심지어 12월 9일로 종료되는 정기국회 내 처리가 불발돼 예산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따로 열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올해도 예산안 법정시한 준수가 어려워지면서, 12월6일에 예산안을 통과시킨 지난해에 이어 국회는 2년 연속 '지각 처리' 오명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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