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둬도 가는 최저임금 일자리"…취업지원 예산 깎자는 野

[the300]'취업성공패키지·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 두고 공방 격화

안상수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파행 사흘만에 재개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내년도 청년 일자리 관련 예산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이 대폭 삭감을 요구했고, 정부여당은 이에 맞섰다.

예산소위는 지난 28일 오후부터 고용노동부 예산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여야가 강하게 붙은 지점은 4122억 규모의 '취업성공패키지' 예산과 5962억 규모의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이다.

각각 청년과 저소득층 등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취업 상담과 직업 훈련 등을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제도다.

한국당 소속 위원들은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취업한 취업자들의 임금수준이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성과 미비를 이유로 삭감을 요구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만한 돈 써서 최저임금 받는 일자리 얻는 것이 '논센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야당 위원들은 "일할 의사만 있으면 둬도 가는 최저임금 일자리에 수당을 지원하는 것은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그냥 내버려두면 (취업 과정서 생계가 어려워)기초수급자로 떨어지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했지만, 위원들은 "어차피 최저임금 자리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반대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와 민주당 위원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이라며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청년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조차 삭감되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측이 격론을 벌였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부 자료를 보충해 다시 논의키로 했다.

야권은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 역시 문제삼았다. 청년이 3년간 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1800만원을, 기업이 600만원을 공동 적립해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하는 제도로 호응이 높다.

한국당 위원들은 이에 대해 "취지는 좋다"면서도 "단계별 확대가 필요하다"고 증액분의 절반 가까이인 1800억원의 감액을 요구했다. 낮은 집행률도 문제 삼았다.

일부 의원들은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중소기업 붙잡아 두기용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근본적으로 중소기업에 청년들이 가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며 "예산을 지원해 붙잡는 것은 단기적 대책"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과 정부는 "현장에서 청년층이 가장 호응하는 사업"이라며 증액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도 돕고 구직 청년도 돕는 일석이조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수요가 점차 늘고 있고, 금년 (대학)졸업자들 역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며 "죄송하지만 정부 안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여야 의원들 사이 공방이 격화하면서 한 차례 정회 후 밤 9시에 회의를 속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원규모를 놓고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면서 해당 예산은 보류됐다.

이 외에 청년구직활동지원금과 해외취업지원 등 일자리 관련 예산들이 줄줄이 발목이 잡혔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한국당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결국 청년과 영세자영업자들만 힘들어졌다고 질타했다.

"대통령 취임 때 내건 일자리 상황판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 "현 정부가 대한민국 일자리를 얼마나 망쳤나" 등의 한국당 위원들의 질책에 민주당은 "박근혜 정권이 더 부끄럽다", "구체적 수치로 이야기하라”면서 맞섰다.

예산소위는 고용노동부 예산안 가운데 10개 항목은 심사조차 하지 못하고 회의를 끝냈다. 이날 자정까지 모든 부처에 대한 심사를 완료할 예정이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예산은 그대로 보류됐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운영될 소(小)소위에서 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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