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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체코)=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 체코 프라하성을 방문해 성 바츨라프 왕관을 살펴보고 있다. 2018.11.28.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쾌조의 스타트가 결실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된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와의 회담에서 현지 원전 수주와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국내 탈원전-해외 원전 수출' 투트랙 전략을 취해온 문 대통령이 체코에서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을 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다.
체코 정부는 2025년까지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원전 1~2기를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수주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체코를 중간 기착지로 선정한 것에는 이런 의미가 있었다.
체코 원전 수주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프랑스, 프랑스-일본 컨소시엄, 미국 등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특히 체코가 러시아와 맺어온 특수관계가 가장 큰 변수라는 평가다. 현재 체코가 보유한 원전 6기 모두 러시아가 만든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원전 기술이 가진 강점을 바비쉬 총리에게 주로 강조했다. 체코 내에 러시아 외에 새로운 원전 파트너를 찾고자 하는 요구가 있는 만큼, 우리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부각하면 수주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지금은 아직 총력전을 펼 상황은 아니다 로키(low-key, 절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표정관리를 했지만, 고무적인 분위기는 숨길 수 없다. 당초 바비쉬 총리와의 회담에서 원전 부분은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청와대다. 정작 회담 이후에는 원전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자세하게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에 있어 체코 원전 수주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국내에서 탈원전을 60~70년에 걸쳐 진행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원전 수주를 해 '탈원전의 경제학'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이번에 세 번째 체코를 방문해 현지 인사들을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해외에서 수주 소식이 들려야 국내 탈원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2월 딜로이트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진행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예상 원전산업 종사자(3만명)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폴란드 등에서의 원전 수주가 필수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 원전을 수주하는 게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원전을 더이상 짓지 않고 있는 프랑스와 미국이 각국에서 원전을 수주해왔다는 사례를 강조하고 있지만,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 의구심을 푸는 것은 결국 '실적'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체코까지 찾아 원전 수주를 당부했는데 성과를 못낸다면 국내 탈원전 기조가 해외 수주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진다. 반면 체코에서 수주를 하게 된다면 "문 대통령이 옳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원전 수주전은 전체적인 '경협 패키지'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체코 간 교류 강화 카드도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한-체코 관계는 잠재력이 크다"며 바비쉬 총리와 2015년 수립된 '한-체코 전략적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위해 상호 교역 및 투자를 지속 확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호재라고 할 수 있다.
바비쉬 총리가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고,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등 체코가 정치적으로 불안한 점은 변수다. 바비쉬 총리가 퇴진할 경우 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원전 세일즈 작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앞서 유력했던 영국 원전 수주가 최종적으로 좌초됐던 아픈 기억도 여전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바비쉬 총리와 회담, 체코 현지 동포들과의 간담회까지 일정을 마친 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바비쉬 체코 총리와 회담에서 "체코 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향후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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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체코)=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프라하 한 호텔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18.11.28.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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