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심사 '올스톱'…볼모잡힌 '4조 세입결손’

[the300]정부, 예산안 제출 후 세제개편 시행…野 "국회가 '뒤치다꺼리' 하라는 것"

안상수 국회 예결위원장과 조정식, 장제원, 이혜훈 여야 예결위 간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예결위 소위원회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발생한 4조원 상당의 세입결손이 인질로 잡혔다. 세입결손 문제를 두고 여야가 번번히 충돌,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고 있어서다.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는 예산안 처리 법정기일(12월2일)을 앞두고 27일 현재 파행 상태다.

 

4조원 세입결손은 정부의 지난해 8월 내년도 예산안 제출 이후 추진된 세제개편으로 발생했다. 정부에 따르면 부가가치세 4%포인트(p) 인하, 지방소비세 4%p 인상에 따라 세비 2조9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정부는 지난 30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재정분권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서 지방소비세율을 2019년 4%p, 2020년 6%p를 각각 인상한다. 현재 11%인 지방소비세율은 2019년 15%, 2020년 21%로 상향된다.

 

또 정부는 지난 10월 시행령을 개정해 유류세 한시 인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는 15%로 인하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1조1000억원의 세입이 줄었다.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4조원 세입결손 문제가 대두됐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세입계획을 세운 이후에 세제를 개편해 혼란을 초래해놓고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사후적으로 보면 정부가 예산안과 세입계획 제출한 이후에 정부의 확정 대책 발표로 약 4조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 것"이라며 "제출한 후에 대규모 결손 발생하면 수정예산안 내거나 책임있는 대책을 내놔야하는데 정부의 움직임이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김광림 의원은 "유사 이래 처음보는 사건"이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사정이 있어서 '수정하겠다'고 하면 되는데 심각한건 야당이 몰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 5월 국무회의 거쳐서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한 이후에 벌인 일들"이라며 "유류세를 내린다고 해서 세입 대책을 세우라고 했는데 전혀 하지 않고 국회보고 뒤치다꺼리를 하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4조원 세입결손에 대한 대책을 두고 여야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예산소위가 시작한 21일부터 야당은 정부를 향해 대책을 마련해오라고 요구했고 전날에는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며 심사를 중단했다. 이날도 여야는 예결위 간사 간 회동을 갖고 정부 예산안 심의 재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정부는결손 대책을 가져오겠다고 했는데 가져온 게 한줄"이라며 "세입 결손의 모든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회가 예산심사를 빨리해 큰 틀에서 세입과 세출 규모가 결정된 뒤 정부가 이를 감안해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지금 상태에서 정부가 대책을 가져오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소위는 소위대로 빨리 진행하고 정부는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그 사이에 대책을 마련하는 등 국회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