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애 손해배상 강화법, 국회서 '처리 장애'

[the300]신경민 민주당 의원, 올해 4월 발의…통신사에 배상 기준·절차 고지 의무화




KT 화재에 따른 통신장애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요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KT가 향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보상방안이 주목된다. 

현행법상 통신장애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신사업자들이 자체 약관에 따라 한다. 다만 엄격한 배상 기준 등으로 인해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통신장애 사태를 계기로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통신사업자의 손해배상을 명확히 규정한 전기사업통신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여야의 관련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20대 국회 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였던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9월 상임위에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심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경민 안'은 통신장애가 발생한 경우 통신사업자가 손해를 배상해야 함을 명확히 규정했다. 또 통신장애 발생 사실과 손해배상 기준 및 절차 등을 이용자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사업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다.

스마트폰 이용이 대중화 되면서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는 경우는 물론 결제나 내비게이션 등의 사용이 제한돼 피해 규모는 다양한 영역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KT 화재 때도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카드결제 등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해 서울 서대문, 용산, 마포 등지에서 개인들은 물론 KT 인터넷을 이용하는 마트나 편의점, 커피전문점, 식당 등 영업장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현행법은 통신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배상 기준과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나 통신사업자와 이용자가 체결한 약관에서 정한다. 

여기에 따르면 손해배상 기준은 통신장애가 연속 3시간 이상 발생하거나 1개월 누적 시간이 6시간을 넘어야 한다. 배상 수준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시간에 해당하는 기본료와 부가사용료의 6배에 상당하는 금액이 최저기준이다.

그러나 배상이 제대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2014년 3월 SK텔레콤의 통신장애가 5시간 40분 가량 발생해 업무 피해를 입은 대리운전 기사 등이 하루분의 수입과 소정의 위자료,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게다가 이번 KT 통신장애처럼 영업매장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되고 멤버십 혜택 이용이 안돼 고객들이 이용을 포기하거나,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원활히 작동되지 않는 등 서비스에 대한 2차 피해는 정확한 배상 기준도 없다.

민주당에서 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제6정책조정위원장인 신 의원은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 자체가 불편해지는데도 통신사들은 통신장애로 인한 이용자 보호 보다 약관에 따른 '3시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용자들에게 통신장애 사실을 제대로 공지하고, 피해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각 이용자에 맞는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방위 관계자도 "통신장애 발생시 통신사업자가 이용자에게 통지하는 절차가 미흡하고, 손해의 판단기준도 엄격해 이용자들이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 의원 법안은 사업자의 이용자 통지의무 및 배상기준을 명확하게 규정, 이용자 보호 효과를 제고해 취지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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