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470.5조 주무르는 예산소위 16명 의원들 누구?

[the300]여야, 지역안배 중심 선발…"24시간 밤새겠다" 포부, 졸속·깜깜이 심사 우려 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638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470조5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을 최종심사하기 위해 16명의 여야 의원들이 모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회의실이다. 중대한 임무와 막강한 권한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국회 파행으로 예산안 처리 법정기일을 단 열흘 앞둔 22일 처음으로 문이 열렸다.

이날 심사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7명, 안상수 소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자리로 민주평화당 1명이 자리했다. 지난해보다 1명이 더 늘어 가뜩이나 좁은 회의실이 더 좁아졌다. "회의장을 넓혀달라"는 아우성으로 첫 회의가 시작됐다. 이들은 "24시간 밤새 하겠다", "고시공부하듯 하겠다", "열심히 배우겠다"며 저마다의 포부를 드러냈다. 

예산소위의 권한은 막강하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예비심사를 거쳐 넘어온 모든 예산 항목에 마지막으로 칼을 대 더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그래서 각당 원내지도부는 해마다 '선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인다. 원칙도 있다. 지역 안배다. '예산 전쟁'에서 소위 의원들은 253개 지역구의 '스피커'가 돼야 한다.

이번 소위는 지역별로 △서울 박홍근(민주당 중랑을) 이은재(한국당 강남병) 이혜훈(바른미래 서초갑) △경기 조정식(민주당 시흥을) 조응천(민주당 남양주갑) △인천 박찬대(민주당 연수갑) 안상수(한국당 중·동구강화옹진) △부산 장제원(한국당 사상) △대구 곽상도(한국당 중·남구) △대전 조승래(민주당 유성갑) 이장우(한국당 동구) △경남 민홍철(김해갑) △전남 서삼석(민주당 영암무안신안) 정인화(민평당 광양곡성구례) △경북 송언석(한국당 김천) △전북 정운천(바른미래 전주을) 의원이 나섰다.

서울이 3명으로 가장 많고 인천, 대전, 경기, 전남이 2명씩이다. 17개 전국 광역 시·도 모두를 일일히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대전 의원이 충남과 충북까지 맡고, 전남 의원이 제주도까지 챙긴다. 범정부적 정책예산을 두고는 여야 의원들이 각각 수비와 공세로 나뉘지만 지역예산 앞에선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소위에 자리를 얻지 못한 지역구 의원들이 이들에게 '쪽지예산'을 내밀 때도 있다. 자신의 지역구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부탁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카카오톡으로 예산 민원을 넣어 '카톡예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올해 소위는 예년보다 늦게 시작돼 심사 기한이 촉박한 만큼 쪽지예산 범람이나 졸속심사 우려가 일찍부터 나왔다. 특히 소위 안에 만들어진 별도의 소위인 '소소위'가 올해도 3~4일 정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에 또 다시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소위는 극소수의 여야 의원과 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되고 심사 내용도 공개되지 않는다.

올해 소위에서 교섭단체 간사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한국당 장제원 의원,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각기 맡았다. 조 의원은 전반기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장까지 지낸 4선 의원이지만 문재인정부 국정과제 예산을 수호하기 위해 간사로 직접 나섰다. 장 의원은 한국당의 대표적인 '파이터'로 이날 회의에서도 정부의 공무원 증원 예산과 대북사업 예산을 삭감하겠다며 맹공을 예고했다. 미국 UCLA 경제학 박사이자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이 의원은 '숫자'에 밝아 저인망식의 꼼꼼한 심사가 예상된다.

야당 의원들은 소위 초기부터 날을 세웠다. 이은재 의원은 이날 회의 모두에 소감을 밝히는 시간에 "지금 국민들은 경제가 거의 파탄이 난듯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파탄의 원인 중 하나인 북한 퍼주기 예산을 정밀하게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인화 의원은 "과속질주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제동을 걸고,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혁신성장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주로 소위의 효율적 운용을 강조했다.

예산소위에서 처음 일해보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민주당 박찬대, 서삼석, 조승래, 조응천 의원과 한국당 곽상도, 송언석 의원 등 초선의원들은 처음으로 소위에 참여했다. 이들 중 일부 의원은 "소위 해봤어?", "나도 처음이야"라고 말하며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 의원은 지난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지 5개월 밖에 안됐지만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제2차관 출신의 '예산통'으로 소위에 기용돼 '매의 눈'을 가지고 예산심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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