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혁에 민주·한국 '침묵하는 이유'

[the300][런치리포트-선거개혁 정국 흔들다]②文대통령 "비례성 강화한 선거개혁 강력지지"

해당 기사는 2018-11-2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우여곡절 끝에 논의 테이블을 꾸렸지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양당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주된 개혁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아직까지 거대양당의 분명한 의견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다득표자를 선출하는 현 소선거구제 아래에선 거대정당의 의석 독식이 불가피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비례대표제도 지역구(253석)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47석)로 민의를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지역구 선거결과 당선인 숫자가 정당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부족한 숫자만큼 비례대표 의원으로 충원해 전체 지지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연동형 비례제’가 핵심 개혁안으로 거론된다.

양당에선 국정감사, 예산심의 등을 이유로 특위의 활동시한인 올해 말까지 진척이 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순히 빡빡한 일정 때문일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선거개혁을 둘러싼 양당의 복잡한 속내를 정리해봤다.

◇민주당 ‘20년 집권’의 발판, 2020년 총선의 안정적인 승리=높은 정당지지율을 유지해온 민주당의 경우 현행 선거법이 앞으로 유지될 경우 가장 이득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지난 20대 총선에서 기존 제도의 덕을 ‘톡톡히’ 봤다. 

민주당은 당시 선거에서 25.54%의 정당득표율로 41%(123석)의 의석점유율을 차지해 원내1당 자리에 올랐다.
연동형 비례제를 시행하는 경우 현재 지역구 대 비례대표의 의석 비율(5.4 대 1)을 좁히기 위해 지역구 숫자를 축소해야 한다. 여기서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보통 의원 3년차부터 선거운동을 준비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이유도 있다. 

특히 오랫동안 한 지역에 ‘공을 들인’ 다선 의원들 입장에선 마뜩잖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점쳐져 민주당 내 내부경쟁은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시야를 넓혀보면 20년 집권플랜을 표방한 민주당에게 다당제를 촉진할 비례제 확대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선거구제 개편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줄곧 선거제 개편을 주장했고 100대 운영과제에도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명시했다.

그는 지난 8월 청와대에서 여야5당 원내대표들과의 오찬회동에서도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살아서 재기를 노린다’…중대선거구 주장하는 한국당의 몸부림=한국당의 속내도 복잡하다. 지지부진한 정당 지지율로는 다음 선거승리를 기약할 수 없어 선거구제 개편이란 총론에 동의한다. 하지만 소수정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될 경우 의석수를 크게 잃을 가능성이 높기에 선뜩 동의할 수도 없다. 

대신 2인 이상 후보를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가 일부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제시된다. 민주당의 독식을 막는 대신 제1야당의 위치는 고수하겠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겪은 한국당에선 이러다 ‘대구·경북 지역정당’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없지 않다. 

하지만 수도권과 대구·경북지역간 이해 관계가 달라 단일안을 내기 어렵다. 한국당 강세인 대구·경북지역은 소선거구제 유지를 원하지만 수도권은 민주당과 경쟁을 위해서라도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의견 조율이 어려운 게 당내 현실이다. 한국당 간사인 정유섭 의원이 지난 1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중대선거구제는 한국당의 당론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 나아가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연계해야한단 주장도 지도부 중심으로 심심찮게 나온다. 다당제를 형성하는 비례제와 대통령제가 적절한 조합이 될 수 없다는 이유다. 

◇심상정·정동영이 겪는 ‘희망고문’…‘국민의 힘’ 강조하는 이유=연동형 개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소수정당들은 어느 때보다 조급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가까스로 정개특위 의사봉을 잡았지만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특위가 본격 가동하기 전부터 기자간담회, 언론인터뷰를 통해 이슈화에 나섰지만 이에 호응하는 의원들은 아직 많지 않다. 오히려 심 의원을 위원장에 세우면서 거대양당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심심찮게 나온다.

심 위원장과 함께 선거개혁을 앞장서 주장해온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속도 타는 상황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커지는 정계개편 원심력을 버티려면 조속한 선거구제 개혁이 필요하다. 때문에 선거개혁의 선봉장을 맡은 두 의원의 입에선 ‘국민의 힘’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국회 내에서 동력을 찾기 어려우니 국민이 지지하는 선거개혁으로 프레임을 바꾸겠단 분석이다. 정개특위의 활동시한은 올해 말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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