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입'을 대변하는 '입'이 되려 합니다"

[the300][피플]민보협 28년만에 최초 여성 회장, 서영교 의원실 조혜진 보좌관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 최초 여성 회장으로 지난 7일 선출된 서영교 의원실 조혜진 보좌관. /사진=강주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은 13대 국회 때 처음 출범한 민주당 계열 보좌진들의 모임이다. 전체 회원만 900명이 넘는다. 

지난 7일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조혜진 보좌관(서영교 의원실)은 회원의 절반이 넘는 521명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았다. 민보협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인 16년간 국회에서 조 보좌관이 모신(?) 의원만 5명이다. 정범구·이기우·전현희·박완주·노웅래 의원을 거쳐 20대 국회 들어와 서영교 의원을 보좌하고 있다. 

‘무거운 입’은 보좌관의 숙명이다.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의원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외부에 말하지 않는 건 불문율로 여겨진다. 조 보좌관은 “입이 무겁지 않으면 보좌진 자격이 없고 의원들도 입이 무거운 사람을 옆에 둔다”고 말했다. 

보스 하나에 직원 9명이 속한 작은 회사. 의원실에 대한 조 보좌관의 설명이다. 국회엔 사내 문화가 각양각색인 약 300개의 개별조직이 있는 셈이다.

조 보좌관은 폐쇄적인 문화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주목했다. 조 보좌관은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약속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4급 보좌관 중 7.5%만이 여성이다. 그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요즘에 대부분 잘 지켜지는 편”이라면서도 “방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겉으로 드러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초 여성 회장으로서 해내고 싶은 역할도 여기에 있다. 입이 무거운 이들을 대변하는 ‘입’이 되려 한다. 조 보좌관은 “경고하는 차원에서 우리는 ‘이런 것들을 할 거다’라고 선언한다면 휴가나 휴직을 못 쓴 사람들은 용기를 얻고 이를 외면하려 했던 의원들은 줘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보좌관은 보좌진들의 대변인으로 나서면서 보좌진이란 직업을 한번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16년 간 일하며 회의감이 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보좌진이라는 직업이 의원 한 사람을 돋보이게 일할뿐 내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회장이 되고 나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으면서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조 보좌관은 “보좌진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호흡하며 의원들을 도와 국민들을 위해 정책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이뤘던 성과들이 참 보람됐던 일로 새삼 다가왔다”고 말했다.

40여명 되는 민보협 운영진 구성도 최근 마무리했다. 공약으로 내세운 ‘여성 보좌진 참여율 50%’도 달성했다. 협의회 실무만 담당하는 상근자를 뽑고 당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확약도 받았다. 원래 바빠도 티를 내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그는 “요즘은 말 그대로 너무 바쁘다. 그래서 바쁘다고 얘기하는 게 낫겠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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