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전쟁' 중 장수 교체…예산안 심사 어떻게?

[the300]9일 청와대 김동연 부총리 교체 발표…"예산협상력, 與↓ vs 野↑"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일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 결정의 위기'라는 자신의 발언을 놓고 장하성 정책실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대해 "여야가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경제가 나갈 길을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이날 해명했다. 2018.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교체설이 나돈지는 꽤 됐지만 다소 전격적이다. 470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국가예산 편성과 운용을 책임지는 정부 경제수장이 국회 예산심사 도중 교체됐기 때문이다.

9일 청와대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를 발표하면서 정치권은 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운용 방향은 물론 예산심사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선 김 부총리 후임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김 부총리가 국회 예산 심사 대응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부총리도 그동안 교체설 속에서도 예산 심사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마지막 소감'을 묻자 "기획재정위원도 있고, 가정법을 써서 말씀드린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금년도 예산에 대해서 제가 마무리를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국회에서 또 뵐 것이다. 나중에"라고 말했다.

게다가 국회 예산심사의 구체적인 사안들은 예산을 담당하는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을 비롯해 각 부처 장차관들이 대응 가능하다. 물밑에선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 등 실무 인력들이 움직여 김 부총리 교체에 따라 예산심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다만 예산안 심사와 세법 개정안 처리 등 주요 경제현안을 앞두고 경제수장이 교체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교체가 예정된 경제수장이 470조5000억원의 예산 처리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군 면제 이력 등이 있는 홍 실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 콘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당 일각에선 야당이 인사청문회와 예산심사를 연계하는 전략을 쓸 경우 여당이 예산협상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는 시나리오를 우려했다. 현직 부총리와 후임 부총리의 불편한 동거도 여권으로선 달갑지 않은 대야(對野) 협상 환경이다.

예결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경제라인 교체가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12월 2일 예산안 법정처리시한까지 20여 일 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경제수장 교체는 정부와 여당의 예산심사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라는 큰 벽도 넘어서야 해 여권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소속 한 야당 의원은 "청와대가 예산심사 정국에서 경제수장을 교체하려면 경제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나 시그널을 줘야할텐데 이번 인사는 회전문 인사의 측면이 없지 않다"며 "예산협상에서 야당이 주도권을 쥘 여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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