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폐지? 금융위에 힘싣는 민주당

[the300]정무위 소속 여당의원들 토론회·법안 등으로 지원사격


증권거래세를 폐지할 것이냐 유지할 것이냐. 부처간 칸막이가 명확히 존재하는 의제다. 금융위원회는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한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반면 세수를 걱정하는 기획재정부는 반대한다. 수조원의 세금이 걸린 문제라서다.

키는 국회가 쥐고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그중에서도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편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증권거래세 폐지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증권거래세 폐지’로 모이는 與=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증권거래세 폐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기다렸다는듯 “(거래세 폐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답했다. 당정 간 박자가 맞은 셈이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부는 (폐지를) 싫어하지만 금융위는 강하게 원하고 있어 우리 의원이 물꼬를 터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즉각적 증권거래세 폐지는 아니다.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세금을 내거나 이중과세가 이뤄지는 등 불합리한 측면을 개선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전화통화에서 “폐지를 당장 못하면 인하라도 단계적으로 가야한다”며 “원론적으로 보면 거래세를 완화·폐지하고 양도세 범위를 조금 더 넓혀서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평가됐다”며 “원론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칸막이에 대해선 “금융위는 금융위대로 입장을 정리하고, 그 다음에 기재부와 논의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증권거래세 인하법’, 아직 하나 뿐이지만…=국회에는 현행 0.5%인 법정세율을 0.1%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내용의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세수 공백의 우려가 있어 단계적으로 세율을 낮추는 법안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증권거래에 대한 세율은 0.5%다. 다만 증권시장 육성을 위해 증권시장에서 매도하는 주권에 대해서는 0.3%의 증권거래세(유가증권 시장 주권은 농어촌특별세 포함)를 부과하고 있다. 

같은 당 최운열 의원도 증권거래세 대폭 인하 법안을 연내 발의할 계획이다. 그는 “결국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초 연달아 증권거래세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김 의원이 주최한 ‘증권거래세 개선 정책토론회’에 참가한 패널들은 일제히 증권거래세 인하를 촉구했다. 같은당 윤후덕 의원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토론회에선 증권거래세의 과세 명분이 부족하고, 시장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녹록찮은 재정당국=다만 재정을 책임지는 기재부 입장이 여전히 완강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증권거래세 인하를 지금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도 7일 “장기적으로 주식에 대한 전면 과세가 이뤄진다면 고려해보겠지만 현재로서는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기재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세수 감소다. 국세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는 4조7283억400만원이 걷혔다. 기재부는 증권거래세율을 0.1%로 인하할 경우 세수가 약 2조1000억원(2017년 기준)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걷힌 주식 양도세는 2조3000억원 규모다. 이와관련 올해부터 3억원 이상 지분 가치를 보유한 주주는 주식 양도소득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추가 세수 금액은 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또 2021년에는 코스피는 지분율 1%, 종목별 보유액 3억원 이상, 코스닥은 지분을 2% 또는 종목별 보유액 3억원 이상으로 과세 대상 대주주 범위가 확대된다. 

◇양도세보다 거래세 = 하지만 이렇게 세율을 높이고 과세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전면적 과세와 거리가 있다. 현재 양도세 과세 대상자는 개인투자자 500만명중 1만명(0.2%)에 불과하다. 2021년에는 10만명(2%) 수준이 된다. 여전히 98%는 주식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금액으로는 2015년 기준 과세대상 상장주식 양도가액(매도금액)은 7조4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주식 매도대금(개인 기준) 1488조원의 0.5%였다. 

증권거래세는 세수 안전성 면에서 양도세에 비해 장점이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증권거래세는 거래대금에 부과되는 특성상 세수의 연도별 편차가 크지 않다. 이와 달리 양도세는 주가 등락에 따라 편차가 크다. 기재부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스위스,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대만은 양도세도 함께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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