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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행안위는 이날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등에 대한 2019년도 예산안 보고를 받고 심의에 들어갔다. /사진=뉴스1

문재인 정부가 내년 일자리·남북협력 예산을 증액한 것과 관련해 "사업 관리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올해 관련 예산을 분석한 결과 제대로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데다 사업간 중복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최근 내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9년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예정처는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에 관련해 "올해 추경으로 사업이 확대 개편되면서 신규 지원 인원이 증가되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신규 지원이 창출되도록 철저한 집행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게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청년내일채움공제와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다.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각각 1조374억1500만원, 3738억8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3.6%, 110.1%가 증액됐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집행률이 각각 45.8%와 31.7%에 그쳤다.

예정처는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규모가 매년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고용여건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의 객관적 성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성과가 미흡함에 따라 재정 투입을 통한 일자리 예산 효과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일자리 예산을 전년 대비 22% 증액한 23조5000억원을 내년도 일자리 사업 예산으로 편성했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도 추진 경과를 면밀히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청년실업과 지방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2018년 7월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지역청년일자리를 창출하는게 목적이다. 2019년 예산안은 전년대비 1855억 6200만원이 증액된 2686억 3400만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올해 7월 전체 목표인원의 5%에 미치지 못하는 445명을 지원했고, 2018년 10월이 돼서야 지원 목표 인원을 상회했다. 

예정처는 "내년 사업 추진 시 올해 사업 추진일정에 따른 월별 지원 인원의 추이를 면밀하게 고려해 불용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북협력 관련 예산에서도 집행관리 미흡 여부와 타 사업과의 중복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정처는 575억 3400만원이 배정된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 사업에 대해 "목표 기한인 2020년까지 사업이 내실 있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집행 관리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집행률은 2015년 47.8%, 2016년 80.8%, 2017년 14.2%, 2018년(8월말 기준) 0.0%에 그쳤다.

아울러 총 8억원이 들어가는 '통일+센터사업'은 다른 정책과 중복될 가능성 있다고 우려했다. 이 사업은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산재해 있는 통일 관련 서비스를 통합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지원센터 설치·운영하는 것이다. 이 센터는 앞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설치될 예정이다. 예정처는 "서울시가 건립 중인 남북통합문화센터와 기능상 유사·중복이 우려된다"고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검증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야당은 내년 예산안에 대해 '면도날 심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짜 일자리 예산 8조 원과 핵폐기 없는 일방적인 대북퍼주기 예산 등 세금중독예산을 20조원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여당인 민주당은 일자리, 혁신성장, 소득분배 개선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 정부의 중점 투자사업은 철저히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 내년도 예산안 심사 대비 워크숍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예산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며 "집권 3년차 국정운영 성과를 가시화하는데 동력이 되는 예산인만큼 정부예산을 지켜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