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장앤김? 둑터진 경제팀 교체론, 靑 고민 이유 둘

문재인정부 경제 투톱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교체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1일 청와대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경제 상황과 인사 필요성을 보는 청와대의 고민도 드러난다.

청와대는 이른바 '김 앤 장'을 동시교체할 것이고, 그 시기는 연내로 이미 후임자 검증 단계라는 관측에 1일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에서 부총리나 정책실장 인사 관련해 언급드릴 사안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교체 가능성을 아주 부인하지는 않는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사권자인 대통령 외에는 모른다"고 했다. 청와대가 신중한 이유는 첫째 인물교체로 경제 성과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팀 인사가 시장에 줄 메시지의 '방향'도 고민이다.

이 시점에서 경제팀 인사는 내각과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경제 주체가 참여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경제는 대통령이나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행정력이 직접 미치는 정부, 사정기관은 비교적 빨리 개혁에 가시적인 결과를 볼 수 있지만 경제는 다르다. 통제범위를 넘어선 국제경제 변수도 크다.

인사가 경제 개선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닌 것이다. 경제팀을 교체해도 당분간 경제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재교체론'에 직면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인사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6월 일자리 수석, 경제수석 교체로 경제팀 개편을 갈음한 것이 그 때문이다.

참모 가운데 선거 출마자의 사퇴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교체 요인이다. 반면 경제팀 교체는 경제상황 타개를 위한 의미가 묵직하게 실린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의 존재는 대립적으로 해석돼 왔다. 각자 쌓아온 커리어에 따라 장 실장은 변화와 개혁을, 김 부총리는 안정과 관리를 상징한다.

여기에 3대 경제정책의 축 가운데 일자리-소득주도성장은 장 실장, 혁신성장은 김 부총리에게 '키'를 쥐어주면서 각자 해당영역에 성과를 내야 하는 경쟁 구도도 자리잡았다.

따라서 정책실장을 바꾸면 소득주도성장론의 후퇴 또는 방향전환으로 읽힌다. 반대로 경제부총리 교체는 기존 경제정책 노선의 승리로 비쳐진다. 순차 교체일 경우 누가 먼저 바뀌느냐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기존에 제시한 실력와 유능함, 팀워크 외에 이런 고민도 경제팀 교체의 변수가 된 것이다.

현재 여권의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된다. 업무파악에 시간을 들이지 않고 '즉각 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국회 청문회를 거친 적이 없어 사전검증이 필요한 걸로 보인다. 이른바 '그립'이 강한 전직 관료 이름도 나온다.

정책실장으로는 문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김수현 사회수석이 있다. 대선 싱크탱크 '국민성장'에 참여했던 학자그룹에서 발탁될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부총리, 정책실장 양쪽으로 다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 승리 직후 "청와대야말로 정말 유능해야 한다"며 "모두다 1년의 경험을 다들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서툴 수 있다'는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은 혼자 다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협업 측면에서도 또 부처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구축한다는 측면에서도 다 유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일자리수석, 경제수석을 교체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앞서 '김동연-장하성 동시교체' 보도에 "지금 국감과 예산심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서 그 말 자체가 성립 안 된다고 본다"며 "인사를 해도 이런 것을 끝내놓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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