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법사위(종합)]18가지 사법부 '심폐소생술'의 충돌

[the300][2018 국감]⑩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평가

올해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더 믿을 만한 사법부'를 바라는 입법부의 견제로 채워졌다. 이전 정권에서의 이른바 사법부의 '자산' 공정함에 금이 가는 '사법농단'이 드러난 가운데 이번 국감이 치러진 탓이다.

여당은 이를 '사법적폐'로 규정하고 '적폐청산 국감 2라운드'를 진행했다. '옛 여당' 자유한국당은 사법농단 현안에 방어하는 한편 현 정부 사법부의 편향성을 각종 사례로 지적했다.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의원마다 개인기를 뽐내며 정책 국감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이념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이번 법사위 국감은 국감 기간 내내 여야 의원 간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특히 사법부 핵심 피감 기관인 대법원·헌법재판소·법무부 국정감사가 이뤄진 첫 3일 간은 오전 내내 질의를 거의 하지 못하곤 했다. 헌법재판소 국감과 법무부 국감은 아예 일부 파행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감 전반부엔 한국당 의원들이 보이콧을 하더니 이후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 국감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역으로 보이콧하기도 했다.

여야마다 충돌에 참전하는 의원들은 대체로 정해져 있었다. 한국당의 기세가 압도적이었다. 한국당에서는 간사인 김도읍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이슈를 이끌고 이은재 의원, 이완영 의원, 주광덕 의원 등이 편대를 이뤄 총공세에 나서는 형국이었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도 위원장의 권위를 앞세운 가운데 한국당 의원 입장에서 공세에 가담해 여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당의 공세가 유난히 저돌적으로 이어지면 여당에서는 김종민 의원, 이춘석 의원, 조응천 의원, 표창원 의원 등이 목청을 돋우며 공격을 차단했다.

싸우는 이유는 다양했다. 첫날(10일) 대법원 국감에선 양승태 사법부 시절 춘천지방법원장이던 김명수 대법원장 등이 법원 공보관실 예산을 현금 유용했다는 의혹이 문제가 됐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삼권분립의 관례를 깨고 김 대법원장이 직접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한국당 주장을 두고 나머지 두 당이 반대하며 질의 개시가 지연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도 한국당을 자극하며 정쟁으로 흘렀다. 지난 11일에는 헌법재판관 공석으로 인한 헌법재판소 업무 마비 사태 책임을 두고 문 대통령이 국회에 책임을 돌렸다는 것에 한국당이 분노했다. 한국당은 지난 11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 과정의 충돌로 재판에 넘겨진 주민들에 대해 사면을 검토하겠다는 문 대통령 발언(13일 법무부 국감 등)과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 이를 감사원 감사에서 배제하라는 정부 방침(22일 감사원 국감) 등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여당은 사법개혁 이슈에 대해 피감기관과의 '대질심문'에 집중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구속과 관련한 사법 농단 수사 문제나 이를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사법발전위원회나 검찰개혁위원회, 검찰과거사위원회 등을 통한 사법부 개혁 이슈 등이 주된 논점이었다.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나 특별재판부 설치법을 지난 8월 대표발의한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여당 의원들 모두가 이같은 부분에 다양한 사례를 들며 집중 질의했다.

이외에도 법사위에 딱 두 명뿐인 여성 의원 중 하나인 백혜련 의원은 법관이나 검사들의 성 비위 문제를 지적하거나 성범죄 수사·재판 과정의 여성 피해자 보호 등 여성 이슈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최근 'PC방 살인', '등촌동 전 부인 살인' 등 참혹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서구 지역구의 금태섭 의원은 국민들이 관심 많은 심신 미약 양형이나 접근금지 제도 등에 대해 질의하며 국민 입을 대신했다.

여당과 한국당이 각종 사안에서 충돌하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국감 준비성과 열정이 돋보였다.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공수처 설치 등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디테일함을 뽐냈다. 회계사 출신의 채이배 의원은 재벌 범죄에 대한 허술한 수사와 가벼운 양형, 사법부 예산 문제 등에 대해 전문서을 뽐내며 질의했다. 특히 채 의원은 국감 기간 자신의 전문 분야인 재벌 지배구조와 재벌 수사·재판 사례 등을 분석한 정책자료집을 세 권씩이나 발간한 준비성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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