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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국정감사 이전에도 마땅히 큰 이슈가 없어 쟁점이 한 곳에 모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동열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등 증인출석에 관심이 쏠렸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문화체육관광 정책 질의에 나섰다.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야당 소속이었지만 정쟁보다는 정책을 택했다. 염 의원은 '2018 한국관광 터닝포인트'라는 정책자료집을 보이며 깊은 분석을 선보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사후 관리가 미흡한 문제도 다뤘다. 올림픽 관련 기념 전시물들이 전시 공간 부족으로 폐기되거나 방치되는 현실을 반영했다. 문제 개선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적절한 지적을 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개량한복을 입고 국감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종합감사에서는 유사한 컨셉트의 문화 콘텐츠들을 지적하며 또래들의 귀를 잡아끌 질의들을 준비했다. 국감 준비에 애쓴 것뿐만 아니라 전달력까지 고민한 게 먹혀들었다. 이밖에도 한국예술중·고등학교 교직원의 성비위, 관보로 전락한 '위클리공감' 주간지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직 수행을 마치고 문체위에 최근 보임했지만 성실한 준비성을 보여줬다. 문화예술계와 노동을 결합한 문제제기가 돋보였다. 예술인 복지법 등 입법 차원에서의 해결책도 제시했다.

조경태 한국당 의원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해온 불법체류자 급증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문체부가 관광활성화를 명목으로 불법체류자로 인한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은 걸 지적하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화체육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에 울분을 토하듯 문제를 지적했다. 따끔한 일침에 도종환 장관도 "지적이 모두 사실이고 이게 현실"이라며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선동열 감독, 김택진 대표의 증인 출석을 성사시키며 이슈메이킹을 주도했다. 김 대표를 향해서 게임 '리니지M'의 사행성을 따져물으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선 감독에게 아시안게임 선수 편파 선발 의혹과 관련해 "사퇴할 생각 없냐"고 따져 물으며 비난의 후폭풍에 휩싸이기도 했다.

안민석 문체위원장은 국감 내내 "위원장은 사회만 보는 역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재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기존의 위원장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국감 첫날인 10일 안 위원장은 회의실 안팎에 예술작품과 공연을 조성하는 '문화샛길' 행사를 열었다. 안민석 위원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예술작품을 교체하고 작은 음악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탈피해 회의실 앞 복도에 예술작품을 설치하고 공연을 열어 '문화적 상상력'을 발현하겠다는 취지다.

일부 의원들의 질의가 정책보다는 정쟁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웠다. 야당 측에서는 도종환 장관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집단체조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문체부 산하기관의 정부에 편중된 인사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피감기관 공무원들과 증인‧참고인을 상대로 고성을 지르며 모욕을 주는 의원들의 일부 행태도 여전했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정부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지적이 필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