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與 "특별재판부"…野 "남북군사합의 비준 위헌" 공회전(종합)

[the300]주장 엇갈린 법사위 종합국감…예산·정책 지적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김헌정(앞줄 왼쪽부터) 헌재 사무처장, 박상기 법무부장관, 최재형 감사원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외숙 법제처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9일 종합 국정감사가 남북군사합의 비준을 둘러싼 법률 해석을 놓고 결론을 못 낸 채 하루 종일 공회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문제를 청와대가 국회 합의 없이 비준했다"며 법령 심사를 한 법제처 결정에 위헌요소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김외숙 법제처장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여당은 김 처장을 거들어 문제 없는 사안이라고 맞섰다.

김 처장은 "남북군사합의서 효력을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는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른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남북 합의는 조약이 아니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른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처장이 이같은 취지의 답변을 내놓을 때마다 말을 끊고 반박했다. 이들은 헌법 제60조에 위배되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은 "헌법 60조는 국회가 안전 보장에 관한 조약 체결권을 가진다고 돼 있다"며 "법제처 판단은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르더라도 제2조에 보면 국민적 합의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에 맞서 "개념이 혼동되고 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 제60조1항 상호 원조와 안전 보장에 관한 조약에 대한 국회 동의권 조항은 2009년 법제처에서 나온 논문에 따르면 침략으로부터 국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 안보 협약을 말한다"며 "남북군사합의서는 헌법과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의 반론에 야당도 지지 않았다. 장 의원은 이 문제를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당시 국회 비준 문제에 빗대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야당일 땐 사드 배치를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도 '마땅히 의회 통제 속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안보 문제는 최소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해석해야지 법제처장이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없다고 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이날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법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재판을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에 공감한 가운데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특별재판부 설치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아직 공식 의견이 제출되지 않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우려되는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처장은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 아래서 특별재판부 입법 취지에는 일단 공감할 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특별재판부는 전례 없는 일이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의 재판 받을 권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했다.

안 처장은 "현재 법원에도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에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가 있고 예규에도 갖춰져 있다"며 "예규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원 재판부가 13개로 구성돼 있고 그 중 (사법농단) 관련자를 제외하면 7개가 남는다"며 "법원으로서는 7개로도 구성할 수 있다. 필요하면 (별도 재판부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사건에 대한 법관을 미리 선임하는 것이 사건에 영향에 미칠 수 있고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한국당의 주장에 동의를 나타냈다. 안 처장은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인데 그걸 특정인이 하는 것은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 예산이 내부 통제 없이 마구잡이로 쓰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법원이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법원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도 위법 사항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드러났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6년 10월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사업 예산이 국회서 의결된 10억원보다 6억6000만원 더 쓰였다고 지적하며 "법원이 예산 이(移)·전(轉)용 개념도 제대로 못 갖고 있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국가재정법에 의하면 예산 전용은 기획재정부 승인을 얻어야 하고 예산 이용도 국회 승인을 얻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목적도 내부 공사라고 국회에 보고됐는데 실제는 공관 외관에 고급 석재를 붙이고 창호를 붙이는 외관 공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안 처장은 "38년 된 대법원장 공관을 리모델링하려던 것"이라며 "법원도 (내부 통제 능력을) 갖추려 하고 있고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 구성원 연수 예산이 가족 동반 연수 등으로 낭비된다는 문제도 이날 지적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지난해와 올해 놀러가는 식의 직원 연수를 갔다. 연수도 아니고 여행이다"라며 "지난해 11월30일에는 일본 교토로 가족동반 연수를 떠났다"고 강조했다.

안 처장은 "개선하고 있다. 가족 동반 연수는 가족을 빼고 가면 인원이 부족할 수 있다"며 "실제 힐링 목적의 연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그럴 수도 있다'는 태도로 하면 예산 집행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질타를 받았다.

이날 국감장에는 각종 참고인들도 출석해 의견을 밝혔다. 감사원 국감에서 출석 요구가 있던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장난주 감사원 국장이 이날 국감장에서 입을 열었다. 장 국장은 '한미연구소(USKI) 청탁 이메일 논란'과 관련, 이에 대한 징계를 수용할 만하냐는 질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와 관련해 의장인 최기상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인 김태규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도 여야 합의 하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김 부장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설치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편향성 논란을 지적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판사들도 법원 행정에 참여토록 해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의사결정권을 약화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대법원장 자문 기구다.

김 부장판사는 자신을 "소수자"라고 밝히며 소수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보적 성향의 법관 소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출신으로 구성돼 있고 운영위원회 명목의 조직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관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활동하는 것이고 운영위원회는 규칙대로 다 법 절차에 따라 하고 있다"며 "운영위는 자료를 모아 전달만 하는 역할"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