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국방위]마지막 국감의 ‘제성호’ 러브콜

[the300]29일 국방부 종합감사, 또다시 불거진 서해 NLL 문제


29일 국방위원회의 국방부·합참 등 종합 국정감사 대상의원. 하태경(바), 김병기(민), 황영철(한), 김중로(바), 김종대(정), 민홍철(민), 백승주(한), 최재성(민), 정종섭(한), 김진표(민), 이종명(한), 이주영(한), 서청원(무).

“제성호 증인 나오세요”

국방위 종합 국정감사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의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핵심 이슈로, 방산 구조개혁과 병역특례 문제 등 다양한 정책질의들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주인공은 단연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다. 

일반증인으로 참석한 제성호 교수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른 서해 NLL(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화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고, 이는 여야 NLL 논쟁의 발화점이 됐다.

제 교수는 “평화수역이 설정되면 우리가 NLL 지역에서 해온 군함 순찰권, 위협행위 단속권, 범죄행위 수사권 등 대한민국의 배타적인 영토 관할권이 제한받게 된다”며 NLL 평화수역화에 따른 ‘군사주권 훼손’ 문제를 제기했다.

국제법 전문성에 기반한 제 교수의 발언은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에 강력히 하고 싶었던 말처럼 들렸다.

그래서인지 백승주·정종섭·황영철·이주영 등 대다수 한국당 의원과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질의 때 모두 ‘제 교수 나와달라’고 러브콜을 하며 그의 주장을 더욱 구체화하는데 질의시간을 할애했다.

제 교수는 이들 기회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NLL 평화수역 설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고유 군사주권을 훼손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본다. 평화수역을 하려면 NLL이 철저히 인정되는 기초 위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NLL에 평화수역을 설치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보기에 남북이 분쟁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비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국제사회에서 넓게 보면 NLL이 분쟁지역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수역을 초기부터 광범위하게 설치하면 서해 5도 주민을 고립시키고 이들의 안전보장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수도권 안전보장에도 해가 될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광범위하게 하지 말고 1~2곳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황영철·이주영 의원은 제 교수의 논리를 토대로 “정부가 국회를 패싱한 가운데 군사합의를 비준했다”고 비판했다. 제 의원은 정부의 비준에 대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본다. 헌법에 불합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병무청, 방위사업청 등 7개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제 교수를 호출해 국감장 단상에 세웠다.

민 의원은 “NLL 일대를 기준으로 평화수역을 결정하면 영해적 개념의 관할선은 그대로 있는 것이고 경계를 위한 함정 기동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제 교수는 “NLL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하더라도 영토 관할권 상에서 (군사주권 행사에) 제한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맞받았다.

제 교수는 민 의원이 “우리에게도 안보적 이익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보면 다 좋을 수 있겠지만 안보에 족쇄를 채우는 측면이 있다. 북한이 해안포대 포신에 덮개를 한다고 하는데 검증이 안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종대 의원은 “완충구역과 평화수역 개념이 혼재돼 있다”며 “영해 및 접속수역법에 서북해역에 관한 주권행사를 규정하고 있냐. 안보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한 근거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제 교수는 “김 의원이 국제법을 잘 몰라서 그런다. NLL은 유엔군사령관이 선포했고 대한민국이 수용해 60년 동안 국내법으로 관리해왔다. 그것이 관할권”이라며 “유엔 해양법협약 15조에는 영해 경계에 관한 원칙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제가 국제법 학자가 아니라 지식이 부족해 죄송하다”면서도 지난해 영해 및 접속수역법 관련 헌법소원 심판, 즉 영해표시를 명확히 해달라는 서해 5도 주민들의 청구가 유엔 해양법협약을 이유로 각하된 사례를 들며 제 교수의 논리를 반박했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