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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국정 현안을 점검해야 할 국회 국정감사 자리가 지역민원 창구로 변질됐다. 여야 의원 할거 없이 각자 지역구에서 원하는 교통이나 생활편의시설을 놓아 달라며 떼쓰기에 가까운 질의를 이어갔다.

29일 국회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국감은 약 3주 간의 국감을 마무리하는 종합감사로 진행됐지만 의원들은 국정 현안보다 지역구 챙기기에 바빴다.

주로 대중교통과 관련한 민원이 많았다. 경기 시흥시갑 지역구인 함진규 한국당 의원은 시흥시를 지나는 도시철도인 신안산선 착공이 10년 가까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착공을 더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홍철호 의원(김포시을)은 "서울시가 방화차량기지를 김포로 이전하면서 건축물 폐기장도 같이 옮기려 한다"며 "국토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경기 하남시)은 "(교통대책과 관련한) 폭발적인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며 "광역교통대책을 빨리 수립해 경기도민이 교통지옥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인천 연수구을)도 "GTX(광역급행철도) B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지금 당장이라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TX-B노선은 민 의원의 지역구인 송도에서 출발하는 급행철도다.

영남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박재호 민주당 의원(부산 남구을) 김정호 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시을) 김석기 한국당 의원(경북 경주시)은 영남권 공항인 김해공항의 국제선 노선을 늘리고 시설도 확충할 것으로 요구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전북 전주시병)과 안호영 민주당 의원(전북 완주군 등)은 정부가 새만금에 산업시설이 아닌 대규모 태양광 설비를 주민 협의없이 설치하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새만금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게 원래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공항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KTX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민원도 나왔다. 전북 남원시 등이 지역구인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세종역을 신설하면서 세종역을 경유하는 KTX호남선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오송역이 있는 충북이 지역구인 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충청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세종역 신설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날도 현 정부의 일자리 대책 문제를 집중 추궁했지만 '한방'은 없었다. 주요 지적사항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 고용되는 등 채용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각 기관별로 조사한 결과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은 모두 비정규직 정규직화 발표 이전부터 근무했던 사람들"이라며 "친인척 관련 불공정한 채용은 없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