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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모습. /사진=이동훈 기자

"테니스계에 '듣보잡' 곽용운이라는 사람이 2016년…"(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지금 듣보잡이라고 하셨습니까? 제가 듣지도 못한 잡놈입니까"(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

위원장과 증인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에 순간 국정감사장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29일 종합감사를 진행하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야기다.

안민석 문체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국감에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협회 운영 문제를 확인했다.

앞서 곽 회장은 지난 23일 대한체육회 등을 대상으로 한 문체위 국감에 출석해 이미 안 위원장과 설전을 벌였다. 안 위원장이 협회 인수위원장에 자신의 조카를 앉힌 곽 회장을 상대로 신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곽 회장을 다시 증언대에 세워 "증인은 지난 국감에서 자신의 조카를 협회 인수위원장으로 시킨 것이 문제 없다고 답했다"며 "지난해 4월 대한체육회가 실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것이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는데 (문제 없다는) 답변은 위증"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이 이같은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곽 회장은 답변을 하려 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여긴 해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고, 지난 국감에서 증인이 위증을 했는데 무슨 해명을 하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곽 회장도 "해명하겠다"며 "(기회를 안 주려면) 질의를 안 해야 한다. 왜 제게 답변할 기회를 안 주느냐"고 반박했다. 양측의 발언에 날이 선 상황이었다.

안 위원장은 "저는 규정과 감사결과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한 협회 회장의 해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며 "테니스계에 '듣보잡' 곽용운이라는 사람이 2016년…"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를 들은 곽 회장은 "위원장이 지금 듣보잡이라고 했는가"라며 "제가 듣보잡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안 위원장도 "국회를 모독하는거냐"고 받아쳤다.

이어 안 위원장은 "조카를 인수위원장으로 시키는 것이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뒷배경 없이 가능했을까 싶다"며 "또 규정에 있는 사실을 위반하고 문제 없다고 뻔뻔히 국민들 앞에서 말했다"고 일갈했다.

곽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인수위원장을 친인척이 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느냐"며 "그런 규정이 있다면 달라"고 항변했다.

결국 손혜원·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의 중재로 상황이 다소 누그러졌다.

이동섭 의원은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인수위원장을 조카를 시킨 사람을 봤느냐"며 "이건 상식적인 것으로 대한체육회에서도 부적절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곽 회장이 관련 검찰조사서 무혐의로 판명났다는 해명에) 그래도 상위기관이 부적절하다고 했고, 이는 사회통념상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 회장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한 차례 갈무리된 뒤 안 위원장은 "듣보잡 표현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 측에서 협회 회장이 친조카를 인수위원장으로 지정한게 정관 위반인지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관 위반"이라며 "테니스협회 정관 26조2항 회장의 친족은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걸 근거로 해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 회장은 "도 장관이 정관 위배라고 하니 다시 찾아볼 것"이라며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최종적으로 정리된 뒤 곽 회장은 증인신문 종료로 감사장을 떠났다.

곽 회장이 떠나고 휴식시간을 가진 뒤 안 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본질은 최순실·김종 간 끝나지 않은 분쟁이 표출된 것"이라며 "국감장에서 증인(곽 회장)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고성을 지르고 항의하는 거친 모습은 끝나지 않은 전쟁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