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법원행정처장 "특별재판부 전례없는 일…신중해야"

[the300]안철상 처장 "사법농단 관련자 제외 7개 재판부…현행 형사법 민사법, 예규 따라 정해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최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재판을 위해 설치에 공감한 특별재판부에 대해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29일 "특별재판부 설치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아직 공식 의견이 제출되지 않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우려되는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 아래서 특별재판부 입법 취지에는 일단 공감할 점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처장은 "그러나 특별재판부는 전례 없는 일이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의 재판 받을 권리에 대해 여러 의견 제시되고 있다"고 했다.

안 처장은 "현재 법원에도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에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가 있고 예규에도 갖춰져 있다"며 "예규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재판부 설치가 가능하냐는 질문엔 "법원 재판부가 13개로 구성돼 있고 그 중 (사법농단) 관련자를 제외하면 7개가 남는다"며 "법원으로서는 7개로도 구성할 수 있다. 필요하면 (별도 재판부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다만 특별재판부 설치 자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엔 "구성에 대해서는 공식적 의견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식 의견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별 사건에 대한 법관을 미리 선임하는 것이 사건에 영향에 미칠 수 있고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한국당의 주장에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인데 그걸 특정인이 하는 것은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 중인 가운데 법원이 임 전 차장을 최후의 보루로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는 반박했다. 그는 "각 법관들은 개별적으로 독립돼 판단한다"며 "의사 합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법사위 종합국감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설치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편향성 논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판사들도 법원 행정에 참여토록 해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의사결정권을 약화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대법원장 자문 기구다.

이날 국감장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인 최기상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인 김태규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여야 합의 하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김 부장판사는 자신을 "소수자"라고 밝히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보적 성향의 법관 소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출신으로 구성돼 소수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수의 운영위원회라는 명목의 조직이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 등은 이와 관련 전국법관대표회의 중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 몇명이나 되는지 명단을 달라고 자료 제출 요구를 했다.

다만 최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관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활동하는 것이고 운영위원회는 규칙대로 다 법 절차에 따라 하고 있다"며 "운영위는 자료를 모아 전달만 하는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최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유일한 목표는 사법행정 독립과 법치주의"라며 "(소수) 의견을 낸 사람들이 있어서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달 남북 간 체결된 남북군사합의서의 국회 동의 없는 비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패싱'이라며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김외숙 법제처장에 대한 '인격 모독' 논란도 일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유권해석 기능을 하는 법제처를 향해 "무식한 건지 용감한 건지 (모르겠다)"라며 김 법제처장에게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자리(박근혜 전 대통령 헬스트레이너)가 딱"이라고 말한 것이 고성 섞인 설전을 초래했다.

윤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헬스 트레이너 출신으로 이전 정권 대통령비서실에 3급 행정관으로 특채된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다.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개인 업무를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처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변호사 사무실 출신으로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자질이 부족한데 법제처장이 된 것이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 의원은 "법제처를 사이비 변호사 사무실로 만들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같은 표현에 여당에서 "인격 모독"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 의원 발언이 끝나자 마자 "위신을 지켜라"며 장 의원의 질의를 끊고 소리쳤다.

김 의원은 따로 신상 발언을 신청해 "국회가 참석한 증인들에게 생각의 차이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상관 없다"며 "다만 (증인을)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국회의 갑질 행태가 반복되는 것은 해당 의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 전체에 불신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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