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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이기범 기자

하도급법을 위반해 일정 수준 이상의 벌점을 받은 기업에 공공입찰 제한 조치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같은 지적에 "시스템 전체를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공정위 등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5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하도급법 위반 벌점이 5점을 초과해 입찰참여 제한 심사대상인 기업이 34개로 분석됐는데 공공입찰제한 조치는 3곳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위반해 벌점이 5점을 초과하면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퇴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공정위는 △포스코아이씨티 △강림인슈 △동일에 대해서만 공공입찰제한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부끄럽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국감을 통해 시스템을 확인했다"며 "시스템 전체를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직접 의원실에서 벌점을 자체조사해봤다"며 일부 벌점 미조치 사례를 들었다. 한일중공업은 하도급법 위반 행위로 2015년 10월 0.25점, 2016년 4월 2.5점, 7월 2.5점으로 5점을 넘겼다. 이후 2017년 8월 6점을 받아 11점이 됐지만 공공입찰제한 의결이 되지 않았다. 올해 1월과 2월 8점을 추가해 최근 3년간 무려 19점이 누적됐지만 여전히 공공입찰제한 조치는 없었다.

이 밖에도 △한화S&C(9.75점) △SPP조선(9.5점) △화산건설 9.25점 △GS건설(7.5점) △대림산업(6.5점) 등도 공공입찰 참가 제한 기준인 벌점 5점을 초과했지만 관련 조치를 당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김 위원장 취임 후 유명무실하던 공공입찰 참가 제한 제도를 살려 3개 기업에 조치를 취했지만 객관적인 관리와 공정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정위의 하도급 벌점 관리 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같은 당 유동수 의원도 "벌점제도 감면적용도 문제가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감경 요소가 7가지인데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항목이 꽤 있어 개선 검토를 사실상 완료했다"며 "벌점 제도가 공공입찰 참가 제한, 나아가 영업정지까지 가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이날 공정위가 입찰 참가 제한을 의결해도 조달청이 참가 제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에 대해 "국가계약법상 입찰참여 제한에 대한 두 기관의 해석이 다른 측면이 있다"면서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