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와 손잡은 김정숙 여사 "우리안의 경계 사라져야"

[the300]국립소록도병원 찾아 위로·격려…文대통령, 취임전 2016년 방문 기록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10.23 19:28

【고흥=뉴시스】김석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민주 국회의원)이 16일 전남 고흥문화회관에서 소록도주민자치회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소록도 '천사할매' 마르안느 스퇴거 수녀(82·오스트리아)와 마가렛 피사렛 수녀(81·오스트리아), 1970~1980년대 소록도병원에서 약무사로 재직한 원불교 김혜심 교무 등 대한 명예군민증 수여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가렛 수녀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명예군민증을 수여받은 두 수녀는 20대 후반에 소록도에 들어와 4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센인들의 손과 발이 되는 사랑과 봉사활동을 펼치다 지난 2005년 고국으로 돌아갔다. 2016.05.16. (사진=고흥군청 제공) kim@newsis.com

김정숙 여사는 23일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 "우리 안의 경계들이 서로를 멀리 밀어놓고 서로를 섬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 경계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4시, 소록도병원을 찾아 박형철 병원장과 함께 병동을 둘러보고 환우, 병원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1916년 개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 2016년 5월 ‘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식’ 계기로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 부인의 방문은 2000년 이희호 여사 이후 김 여사가 두 번째다.

김 여사는 "2016년에는 대통령께서만 오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늘 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했다.

병동을 둘러보던 중 환우 정영숙씨가 젊은 시절의 사진을 머리맡에 둔 걸 보자 “배우 같으시네요”라며 “흑산도가 고향이세요? 흑산도 아가씨십니다”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웃으면서 호응했다.

김 여사는 한센인들의 아픔이 서린 '수탄장'에서는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많았을까. 곳곳이 아픔과 고통의 기억이다”라며 “소록도가 이제 더 이상 고통의 섬이 아니라 치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땅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탄장은 부모와 생이별한 자식이 한 달에 한 번 만나 면회하는 자리이지만 도로 건너편에서 서로를 멀찍이 바라봐야 했던 공간이다.

환우들은 눈물과 웃음으로 김 여사를 맞이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 여사는 4월 장애인의 날에 청와대를 찾았던 소록도 환우들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립소록도병원은 102년 동안 한센인에 대한 진료와 조사·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500여명이 입원진료를 받고 있다. 연간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간다.

박형철 병원장은 “한센병으로 후유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 고령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며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87%로 평균연령이 75.6세”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전하며 “소록도에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오면 좋겠다. 그래야 한센병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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