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MDL(군사분계선) 기준 10km 안에서의 포사격을 중단하기로 한 것과 관련, 육군은 15일 K-9 자주포와 스파이크 미사일 등 공격용 무기는 훈련이 제한되지만 발칸 등 방어무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는 별다른 논쟁거리 없이 여야 의원들의 정책질의가 이어진 가운데, 남북 군사분야 합의 부분에서는 일부 신경전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군사합의에 따라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여당은 상호간 군사위협을 줄임으로써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부각했다.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군사분야 합의 이전에 갖고 있던 3축체계 구축이나 국방개혁 2.0 계획이 합의서 이후 변경됐고, 북한이 비핵화도 안했는데 우리가 먼저 과속하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최근 백령도 111항공대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군이 마음대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육군 측은 “평소에 해오던 훈련들을 지금까지와 변동 없이 할 수 있다”며 “사격도 포사격은 못하지만 그곳에서 운용하는 20미리 발칸의 경우 소화기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처럼 훈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야당은 발칸도 ‘포’에 해당하기 때문에 훈련을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합의서에 몇 미리 어떤 포를 중단할 것인지 명시되지 않았다. 발칸은 포이기 때문에 중지해야 하는게 맞지않냐”며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발칸의 훈련 여부에 대한 야당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국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민홍철 의원은 “이름은 발칸포지만 무기 분류는 포병이 쓰는 합포가 아니고 중화기 중에서 총에 해당된다”며 “미군도 총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위원장도 직접 질의를 통해 군사분야 합의에서도 방어적 무기인 발칸의 훈련은 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서 “내일 해병대사령부에 대한 국감이 진행되니 그때 다시 논의하자”며 상황을 수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군 초급간부들의 자살증가 문제, 부적응 병사의 관리 문제, 군 교육훈련 강화 등 부대의 효율적인 운영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정책제안이 두루 제시됐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자살예방을 교육으로 하겠다는 것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며 “자살충동자에 대한 위기관리를 해줘야 하는 것이지 예방교육을 한다는 것은 개념이 맞지 않는다. 자족적 만족에 빠지는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군에 부적응하는 인원을 징병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입대시켜 군에서 관리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군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인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징병단계부터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