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야기]2018 美 중간선거 읽기

[the300]

워싱턴은 선거 열기로 뜨겁다. 다음달 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다. 선거를 앞둔 의원들의 잣대는 선거 유불리다. 선거와 관련 없는 이슈들은 선거 이후인 내년 1월, 미 연방의회 116회기의 과제로 사실상 넘어갔다. 


◇미국 중간선거 = 미국의 중간선거는 4년 마다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중간, 즉 대통령 선거에서 2년이 지난 시점,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2년을 앞둔 시점에 치러지는 선거를 말한다. 영어로는 'Midterm Election'라고 하며, 직역을 하면 ‘임기중간 선거’ 다. 


11월 첫째주 화요일이 선거날이다. 연방 하원의 경우 전원(435명)을 뽑는다. 하원의 임기가 2년이기 때문이다. 임기가 6년인 상원의원은 하원의원 선거에 맞추어 2년에 한 번씩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의석의 선거를 치른다. 올해는 보궐선거 2곳을 포함, 35명의 상원의원 선거가 있다. 지방선거인 36명의 주지사 선거도 중간선거때 실시된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선거만큼 투표율이 높지 않지만 새로 선출된 대통령과 연방의회를 유권자가 평가하는 선거이다. 또 선거결과 통해 연방 상·하원의 다수당이 결정이 되고 다음 대통령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상 전례에 없던 비주류 정치인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 미국의 민심을 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된다. 



◇정치 지형과 판세 전망 = 2018년 현재 (115 회기) 미 연방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1석, 민주당 47석, 무소속 2석 등이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 235석, 민주당 193석, 공석 7석 등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전문가들의 선거 전망은 '상원-공화당' '하원-민주당'이다. 하원 다수당 기준은 218석이다. 현재 민주당 의석에서 25석이 더 필요하다. 1950년 이래 하원 중간선거에서 대통령 소속 정당이 평균 26석을 잃었다는 통계에 민주당은 희망을 건다. 


집중 공략 지역 25곳도 정했다. 현재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하원의원 지역구중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득표율이 높았던 지역이다. 


공화당은 다른 통계에 기댄다. 공화당이 다수당 입장이면서 5명의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집권했던 중간선거 때 잃은 평균 의석수가 15석이란 자료다. 다수당 수성이 가능하다는 기대섞인 통계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대패를 한 경우 대공황, 선거구 재조정, 걸프전 등 대형 이슈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점도 내세운다. 


◇미국 국민의 관심은 = 지난달 25일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유권자의 76%가 브렛 카바노의 대법관 임명을 꼽았다. 


의료보험제도(75%), 경제(74%), 총기규제 (69%), 노인의료보험(67%), 사회보장제도 (66%), 세금 (66%), 이민 (65%), 소수인종처우 (65%), 환경 (63%), 테러리즘 (62%), 연방재정적자 (60%), 무역정책 (53%), 낙태 (53%), 약물중독 (53%), 성소수자처우 (4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공화․민주 양당 지지자 별로 나눠보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온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의료보험제도 (88%)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택했다. 소수인종 처우(85%), 환경(82%), 대법관지명 (81%) 등을 다음으로 꼽았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경제(85%)를 가장 먼저 답했다. 테러리즘 (76%), 대법관지명 (72%), 총기규제, 세금, 이민 (각각 71%)등이 뒤를 이었다. 이 설문조사의 결과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각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집중 할 주제가 무엇인지를 예상하게 한다. 



◇카바노 대법관 인준의 이면 = ‘카바노 인준’문제는 표면적으로 미투 (Me too) 운동, 카바노의 도덕성, 여성․인권, 사회 정의 등과 맞물린다. 하지만 속을 보면 미국 사회와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보여주는 걸정점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힘겨루기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연결돼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 ‘카바노 인준’을 두고‘정치적 승부처’로 평가하는 이유다. 


카바노 대법관 자리는 보수성향 법관 4명, 진보성향 법관 4명이 포진된 상황에서 남은 한자리였다. 다만 카바노 인준으로 ‘보수 5 VS 진보 4’가 된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이를 감안해야 한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보면 51세의 닐 고서치, 53세의 브렛 카바노를 포함, 가장 나이가 많은 대법관이 70세이다. 반면 진보성향의 대법관 4명중 두 명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인준 받은 법관들로, 각각 85세, 80세이다. 대법관 임기가 종신제이긴 하지만 최근 은퇴한 11명의 대법관의 평균 은퇴 연령이 80세인 것을 감안하면 곧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자리가 빌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공화당 정권에서 최소 한 번 이상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보수 5 VS 진보 4’RK 아니라 ‘보수 6 VS 진보 3’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이는 향후 최소 10년간 미국의 이념이 보수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반이민법, 낙태, 동성결혼, 투표권 등의 주요 쟁점사안들에 대한 보수적 판결을 예상케 한다. 


◇카바노 인준의 영향 = 지난달 27일 이뤄진 카바노 대법관 인준은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중 가장 큰 승리로 평가했다. 이 승리가 열세를 보이고 있는 중간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공화당은 기대한다. 


카바노 인준 과정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신반의했던 상원 다수당 수성을 확신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카바노 인준을 막지 못한 민주당을 향한 여론은 좋지 않다. 다만 그 원인을 공화당이 차지한 상원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반전을 꾀한다. 상원 다수당을 민주당이 차지해야 제2의 카바노 인준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로 민주당 지지들을 향해 호소한다. 카바노 인준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자 모두에게 투표할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의료보험․총기 규제 = 민주당이 주목하는 지점은 의료보험 제도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장 관심사로 뽑은 이슈다. 저소득층을 위해 설계된 ‘오바마 케어’를 트럼프 정부가 폐기하면서 야기된 문제들을 민주당이 바로 잡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다. 


최초의 민주당 한인 연방하원 의원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쏠린 뉴저지 연방 3지역구 앤디 김 (Andy Kim)의 지지율이 계속 오르는 게 좋은 예다. 그 상대인 탐 맥아더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케어라고 불리는 트럼프의 의료제도 시스템의 설계자 인 것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기 규제와 인종문제는 트럼프의 집권이후 민주․공화 양당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슈다. 또 오바마 정권 때 추진하던 친환경 에너지 대신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보이고 있는 점, 파리 기후 협약에서 빠지는 등 ‘지구 온난화’를 인정하지 않는 점 등도 민주당의 공격 지점이다. 


◇공화당은 경제·반이민 = 공화당의 최대 무기는 경제 호황이다. 지표로 내세울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다. 감세와 최근 진행한 세금 개혁도 세일즈 포인트다.미국 우선주의와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 아래 반 이민과 테러리즘 방지는 핵심 가치이자 무기다. 


공화당이 내심 기대하는 것은 ‘샤이 트럼프’다. 현재 공화당이 차지한 하원 지역구 중 40개 정도가 민주당과 경합 지역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반 트럼프 정서’ 때문인데 이에 못지않게 숨은 트럼프 지지자도 상당수 된다는 게 공화당의 판단이다. 


실제 폴리티코 등 미국 유력 미디어들에 따르면 경합지역의 공화당 현역들의 이중생활이 소개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기존 본인의 정치 노선과 거리가 있는 공약들도 트럼프 지지자들을 위해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분위기 전환을 위해 북미관계, 비핵화 프로세스에 관한 이슈를 사용할 것이라 예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워싱턴 정가에선 어떤 선거도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번 선거는 특히 그렇다. 판세가 치열한데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다. 다만 미국 유권자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판단하는지 바라본다면 미국의 정치, 이념 등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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