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文대통령, 대북제재 완화 운 띄우고 경제협력 강화

[the300]유엔 안보리 외교 시동, 평화국면 대비…마크롱 CVID 고수

파리(프랑스)=김성휘 기자,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8.10.16 23:03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2018.10.16.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 속에 2박3일 간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당초 목표였던 대북제재 완화 국면에 대비한 유엔(UN) 안보리 외교의 개시, 양국 경제협력 강화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다만 프랑스 측이 대북제재와 관련해 원칙론을 고수한 것 등은 향후 숙제다.

◇안보리 외교, 운 띄웠지만=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진행된 한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담 직후 문답에서는 UN 안보리 제재를 존중한다면서도 "한편으로 핵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올바른 선택이라는 믿음을 국제사회가 줘 가면서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 비핵화-후 제재 해제' 도식이 아니라,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UN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밝힌 것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유엔제재 완화의 타이밍과 속도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북측에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마크롱 대통령은 즉답을 주지 않았다. 그는 "(북측이) 비핵화와 미사일 계획을 폐지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실질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까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핵화는 이 원칙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반응이다. 운을 띄운 것 자체가 성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지금 당장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 북미 간 종전선언이 나오거나, 평화무드가 더 발전할 경우 본격적으로 제재 완화 화두를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되는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을 계기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안보리 외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한불 경제협력 강화=한국과 프랑스는 △교역과 투자 대폭 확대 △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신산업 분야 협력 △양국 간 스타트업 협력 강화에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불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에 참석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한국은 더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 한-불 간 경제협력을 발전시킬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

서밋에는 우리측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 SK이노베이션, 네이버 등이 참석했다. 프랑스에서는 에어버스(항공), 르노(자동차), 에어리퀴드(화학), 탈레스(방산), 토탈(석유화학), 수에즈(수처리) 등 대표적 기업들이 나왔다. 경제협력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네이버의 프랑스 스타트업 투자 펀드 조성 △삼성전자의 파리 인공지능 연구센터 설립 △현대차와 에어리퀴드사의 수소차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르노자동차와 한국 연구팀의 저속 정체구간 자율주행기술 공동 개발 △LG전자와 레비시스의 베트남 해수 담수화설비 인증사업 공동 진출 △한국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프랑스 스타트업 캠퍼스 '스페이스 F' 간스타트업 지원 협약 체결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양국 경제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프랑스 엔지니어링 기업 다쏘시스템에, 프랑스산업연맹은 한국의 네이버에 상을 전달했다. 네이버는 유럽지역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코렐랴 캐피털(Korelya Capital) 운영펀드에 총 2억 유로를 출자했고 프랑스 세계문화유산 디지털화 작업에도 참여 중인 점 등이 호평을 받았다. 

한편 한불 정상 간에는 무역과 관련해 온도차가 노출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국산 수입 철강재의 EU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 시장에 프랑스산 쇠고기가 다시 판매가 될 수 있도록 재개방하는 것에 대해 애착이 있다"고 밝혔다.
【파리(프랑스)=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2018.10.16.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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