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4 행사 긴급 제안 개성에서'…연락사무소 개소 한달

[the300]이달 하순부터 개성에서 남북 분과회담…첫 인터넷 연결도 추진

권다희 기자 | 입력 : 2018.10.16 14:42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가 지난달 14일 개소 후 한 달을 맞았다. 그간 '10.4 선언 11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 등이 이곳을 통해 준비됐다. 북측 상주기구로서 처음으로 인터넷 설치도 추진한다.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연락사무소 부소장)은 15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 상주연락기구 설치 구상이 실현 단계로 진입했다"며 개소 후 한달간 성과 등을 전했다.

개소 후 이곳에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 간 소장회의가 2회 열렸다. 또 김창수 사무처장과 황충성 조평통 부장(소장 대리) 간 부소장급 회의도 10회 이상 이뤄졌다.

매일 오전·오후 정례 연락관 협의는 30회 이상 진행됐다. 김창수 사무처장은 "저와 황충성 부장은 수시로 접촉해 만난 횟수를 세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사무처장 지난달 27일 오후 9시 45분경 북측에서 우리측 연락사무소 상주근무자 숙소를 긴급히 찾아와 10·4선언 공동 기념행사 개최를 제안한 일화를 전했다.

북측이 그날 밤 연락사무소를 통해 10.4 선언 행사 개최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고, 이를 서울로 바로 전달해 다음날 연락사무소 소장회의에서 빠른 논의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실무준비도 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뤄졌다. 행사 하루 전인 3일엔 남북 대면 접촉만 7차례 있었다. 김 사무처장은 "10.4 행사가 굉장히 짧은 기간 준비에도 성공적으로 개최된 건 개성에서 수시로 접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북측이 남측의 국회회담 개최 제안에 대한 '답변'을 한 창구도 연락사무소다. 15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 명단 교환 역시 이곳에서 이뤄졌다.

연락사무소 이용은 더 늘어난다. 22일 산림협력 회담, 이달 하순 보건의료 회담, 체육회담 등 분과별 회담이 연락사무소 3층 회담장에서 열린다.

김 처장은 "고위급회담도 이곳에서 했으면 했지만 아직 그만큼의 행사를 가동한 적이 없었다(판문점에서 열었다)"며 "후속회담 대부분은 이곳에서 한다"고 설명했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협의하기로 한 '서해경제 및 동해관광 특구 조성'을 위한 연구, 회의 등도 연락사무소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김 처장은 "어떤 방식으로 할 지는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측 상주기구 중 처음으로 인터넷 연결도 추진한다. 김 처장은 "인터넷 연결을 위해 진행 중인 KT와의 협의를 빠르면 이번주 중 마친다"며 "KT 측에서 기술, 보안상 설치가 괜찮다고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KT와 협의가 끝나면 북측에 바로 제안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설치하려 한다"며 "우리 국민이 북측 지역에 상주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한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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